-문재인 대통령·김정은위원장 판문점회동,지속가능한 성과 내길

2018년 4월27일은 우리민족사의 한 획을 긋는 날이다.오늘 오전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이 만난다.불과 반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얼굴을 맞대고 오랜 대결국면을 해소할 방안을 논의한다.오랜 민족의 이산과 단절의 역사를 복원하는 출발점이 아닐 수 없다.이번 남북정상의 만남은 그저 남북한 당사자 간의 쌍무회담의 의미를 넘어선다.어쩌면 한반도와 동북아의 운명을 가르고 세계사의 물길을 바꾸는 기념비적 사건이 될 것이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만난데 이어 세 번째의 남북 수뇌간의 회동이다.올해는 국토가 남북으로 나뉘고 민족이 둘로 갈라진지 70여 년이 됐다.그동안 남북관계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 반세기 이상을 대립과 긴장,갈등과 분열을 반복했다.98년 금강산관광이 시작되면서 남북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상호교류를 통한 공존의 틀을 만들면서 기대를 갖게 했다.그러나 2008년 관광객 피격사건이후 지난 10여년은 냉전시대로 되돌아갔고 지난 연말까지 극한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말았다.

한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웠던 그 순간 평창 동계올림픽은 모든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키는 모멘텀이 됐다.지난 20여년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가운데 묵묵히 준비해온 평창올림픽이 거대한 역사 전환의 밑거름이 된 사실이 놀랍다.절체절명의 순간에 분단의 현장인 강원도와 올림픽이라는 완충공간과 기제가 출구가 보이지 않던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의 새 길을 연 것이다.남북의 대결과 열강의 패권을 넘어설 제3의 길을 찾은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다.지난 몇 개월 동안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여와 남북예술단과 상호방문공연,고위급의 연쇄회담이 이어져왔다.

오늘 남북 두 정상이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은 역사의 기록이 될 것이다.남북한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만남의 전 과정을 지켜본다.오늘 남북정상회담은 지난 몇 개월 동안 이어져온 화해무드를 구체화시키고 지속가능한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기대는 크고 그만큼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특히 이번 회담은 남북 당사자가 주도적으로 한반도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인 동시에 북중과 북미회담의 연장선에서 이뤄진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당면한 남북 간의 대결국면을 교류협력의 무드로 바꾸고 동북아와 세계질서의 대전환을 가져오는 의미또한 크다.

오늘 남북정상회담은 연초부터 지난 4개월여 동안 조성된 대화분위기를 실질적인 단계로 전환하는 중대 분수령이 된다.그러나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급격한 변화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이런 때 일수록 기본에 충실 하는 것이 중요하다.그것은 무엇보다 비핵화문제에 대한 신뢰할만한 진전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이 고리가 풀려야 곧이어 진행될 북미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이번 회담의 슬로건은 ‘평화, 새로운 시작’이다.이런 기대를 실증할 합의안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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