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길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
▲ 송영길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
2007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11년 만에 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불과 몇 달 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평화와 공존으로의 대전환이다.남북 당국은 1971년 이산가족 문제해결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시작으로 모두 657회에 이르는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냉전과 대결을 넘어서는 관계의 진전은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지구상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오명 속에 그렇게 분단 70년의 역사는 관성을 뿌리치지 못했다.

그러나 봄의 강인한 생명력처럼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를 뚫고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찾아왔다. 남과 북이 온전하게 맞이하는 하나의 봄이다. 북한의 경제적 위기,미국의 정치적 위기,북·미의 군사적 위기가 교차하던 긴장과 반목의 땅 위에 틔운 값진 열매다.

2017년 5월 미국 타임지(TIME) 표지가 떠오른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 위로 선명했던 ‘The Negotiator(협상가)’의 의미가 1년이 채 되지 않아 현실이 되었다.

2018 남북정상회담은 기존 회담과 몇 가지 점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비핵화 의제가 최초로 반영됐다. 청와대는 비핵화에 집중하는 실무형 회담으로 가닥을 잡고 다각도로 기민하게 움직여왔다. 둘째 분단 이후 북한 최고의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한 땅을 밟는 최초의 회담이다. 셋째 대통령 집권 초기에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이로써 향후 수시 개최나 정례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넷째 만일 리설주 여사가 동행한다면 남북의 퍼스트레이디 만남이 성사되는 첫 회담이다. 다섯째 북한이 핵개발을 완성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비핵화 의제를 이끌어낸 회담이다. 여섯째 남북정상회담 이후 곧바로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성사시켰다.

한반도 경제지도 변화에 대한 기대도 크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함께 신북방,신남방정책이 본격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협력 활성화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견인하고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빅 픽처다. 남북 간에 3대 경제벨트와 하나의 시장을 실현한다. 3대 경제벨트는 원산,단천,청진을 통해 러시아로 연결되는 환동해 에너지·자원벨트,개성,남포,평양과 신의주를 거쳐 중국으로 연결되는 환서해 물류·산업벨트,그리고 DMZ 등 접경지역을 포괄하는 평화벨트로 구성된다. 하나의 시장은 남북간 인적자원,상품과 생산요소,기술교류를 통해 상호의존적이고 호혜적인 협력을 구현해 나간다.

문재인 정부와 함께 출범한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주도하는 북방경제협력은 북한 참여시 더 큰 동력을 얻게 된다. 개성공단을 재개하고 다국적 참여를 유도하여 글로벌 경제협력지구로 변화시켜 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의 맥도날드를 개성공단에 입주시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햄버거를 먹으며 평양에서 대화를 나누는 그림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그간 대북제재로 중단됐던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의 재개 방안과 나진,하산,훈춘 등 북중러 접경지역 개발을 위한 각종 사업들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중국횡단철도(TCR) 연결로 한반도와 유럽이 연결되는 꿈의 길이 열릴 수 있다.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꿈이자 나의 꿈이다. 때문에 동해선 철도 복원사업이 중요하다.강릉-제진 간 단절되었던 110km의 철도를 연결하면 부산,울산,경남에서 시작해 강릉과 속초를 지나 나진-하산으로 가는 길이 열리고,이 길을 통해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파리,런던으로 갈 수 있는 세상이 열린다.

얼마 전 미국의 블룸버그가 문 대통령을 해결사(the Fixer)라 명명했다. 앞으로 펼쳐질 ‘평화로 가는 길’이 순탄치 않더라도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운전자론을 실현했듯 해결하고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이미 전 세계인의 마음에 자리 잡았다.역사는 언제나 평화가 최고의 안보라는 교훈을 남겼다. 문 대통령의 우직한 진심이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나오게 만들었듯이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것은 강하고 무서운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이라는 가르침을 역사에 다시 아로새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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