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생중계 지켜본 실향민 감격
속초 아바이 마을 주민 기대
도내 이산가족 어르신 고령
조속·정기적으로 만남 필요

▲ 실향민 1세대인 김진국 속초 청호동 노인회장이 27일 청호동 경로당에서 남중 정상 회담 중계를 보고 있다.
▲ 실향민 1세대인 김진국 속초 청호동 노인회장이 27일 청호동 경로당에서 남중 정상 회담 중계를 보고 있다.


>>> 강원 이산가족 생존자 현황

-2015년 1월 4008명
-2016년 1월 3858명(-150명)
-2017년 1월 3707명(-151명)
-2018년 1월 3517명(-190명)
-2018년 3월기준 3478명(-39명)

“벅차고 감격스럽습니다.정말 죽기 전에 북에 둔 가족들을 만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려는가 봅니다.”

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 생중계를 지켜본 실향민 김진국(79·함북 북청 출신) 속초 청호동 노인회장은 이같이 말했다.오는 8·15광복절을 맞아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접한 도내 이산가족들은 ‘살아생전 마지막 소원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면서 이번 상봉에 대한 간절함을 내비쳤다.27일 오전 국내 유일 실향민 집단정착촌인 청호동 아바이마을.11년 만에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누구보다 기다린 실향민들은 이날 차분한 마음으로 TV중계를 지켜봤다.

이날 두 정상이 8·15광복절을 맞아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하자 가슴이 벅차오르는지,나지막히 탄성을 내뱉기도 했다.김 회장은 “1·4후퇴 당시 월남한 12세 소년이 이제 80세를 바라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실향민 2세대답게 실향민에게 큰 선물을 줬다”고 눈물을 훔쳤다.이어 “8·15광복절을 맞아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한다고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고 말했다.

북강원도 고성군 서면이 고향인 이산가족 1세대 정태성(89·춘천)씨는 “이제는 얼굴조차 흐릿한 가족들을 죽기 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이번에는 꼭 한번 이산가족 대상자에 포함돼 북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8·15이산가족 상봉이 현실화되자 대한적십자사 강원도지사는 벌써부터 분주한 모습이다.김명훈 사무처장은 “이산가족 어르신들의 연세가 많아 하루빨리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져야 했다.이번 상봉을 계기로 앞으로 정례화가 시급하다”며 “원활한 상봉행사 추진을 위해 도 적십자가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은 1985년 한차례 진행하고 중단됐다가 2000년 재개돼 지난 2015년 10월을 끝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남북정상회담 특별취재반/박주석·이종재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