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새강원의 시작] 대담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육동한 강원연구원장

남북정상회담 이후 강원도 발전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강원도 주도의 평화이니셔티브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됐다.강원도민일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남북관계를 다루는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김연철 원장과 강원연구원 육동한 원장을 초청,지면간담회를 개최했다.동해출신인 김 원장은 “남북을 잇는 육로와 동해선철도의 연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육 원장은 향후 남북평화체제에 대비한 “강원도의 주도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첫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평가하면.

△김연철=“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명문화 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두 정상의 표현은 조금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새로운 시작’을 언급했다.김 위원장은 새로운 출발이라고 얘기를 했다.앞으로 계속 이어질 실무회담과 고위급 회담등이 속도 있게 진행될 것이다.분주하게 돌아가는 과정에서 비핵화 과정의 복잡한 문제들이 하나하나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

△육동한=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파격적이고 진전된 내용이다.북미회담 등을 통해 이러한 기조들이 잘 마무리 될 것으로 본다.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완전히 본 궤도에 오르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김=“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신뢰구축 조치가 빠르고 넓게 진행된다는 점이다.김 위원장은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굉장히 주목할만한 발언이다.비핵화 문제를 해결하자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면 북한은 반대로 체제 보전이 국정 목표이고 전략적인 목표였다고 할 수 있다.이런 차원에서 보면 북한이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얘기는 우리나라나 미국에서 상응 조치만 제대로 제공하면 비핵화에도 문을 활짝 열어놓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육=“이번 회담의 중요한 시사점 중 하나는 지자체와 민간이 주도하는 교류협력에 기대를 걸 수있게 됐다는 점이다.강원도는 그동안 노력해 온 남북강원도 통합과 동북아 교류협력의 중심지 전략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다양한 분야에서 남북교류협력을 선도,사회·문화·체육교류는 물론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한 축으로서 북한과 동북아로 향하는 경협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야 한다.”

-강원도로 봐서 과제가 산적해있다.

△육=“지난 65년동안 강원도는 남북분단의 희생양이었다.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지만 강원도는 국방의 최일선지역이라는 이유로 저개발과 낙후를 숙명으로 받아들여 왔다.분단으로 남북 간 육로가 단절되면서 북방진출에 유리한 지리적 이점은 퇴색됐고,국토의 막다른 골목에 남겨졌다.하지만 3번의 도전 끝에 유치에 성공한 평창동계올림픽은 최고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를 녹였다.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급진전된 남북 간 해빙 무드를 배경으로 이번 회담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강원도의 역할이 컸다.회담결과도 강원도에게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판문점 선언에 동해선 연결을 포함한 급진전된 내용이 포함된 것은 강원도 역사를 바꿀 획기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김=“양 정상은 이번 ‘판문점 선언’을 통해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당장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는 등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한 것이다.적대행위가 중단되는 만큼 접경지역에 대한 발전가능성이 과거와 달리 많이 변할 것이다.접경지역이 교류의 장소로 바뀌는 것이다.도가 지금까지 준비한 비무장지대 개발 등 접경지역 협력방안도 보다 내실있게 대비해야 한다.”

-남북협력사업은 보다 실질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

△육=“강원도의 자산인 DMZ를 평화지대로 전환,세계적 명소로 만들어야한다.또 금강산 관광 재개와 함께 북한관광 관문으로서의 역할도 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끈 역량을 재결집,도를 평화의 메카로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통일시대를 대비한 인프라의 구축과 접경 지역의 특성화 전략을 추진해야 65년 만에 찾아온 한반도 평화공존이라는 황금같은 기회를 지역 차원에서 잘 활용할 수 있다.”

△김=“강원도가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평창과 북한의 마식령을 활용해 동계아시안게임 공동개최를 선언했다.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육로와 동해선 철도 연결사업 등을 빠르게 진척 시킬 필요가 있다.비무장지대 환경생태 연구와 고성지역 농업협력 등 준비한 것들의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

-남북관계 전망은.

△김=“앞으로 가야할길이 멀고 난관도 있을 것이다.남북 양 정상은 자주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지혜를 모으면 난관을 극복할수있다고 했다.‘새로운 출발’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 중요하다.비핵화 문제를 해결하는게 쉽지 않겠지만 지금부터 쉬지 않고 가야 한다.‘판문점 선언’에서도 남북관계가 제일 많이 언급됐다.남북관계의 성격이 바뀌어야 동북아 질서가 바뀔수있다.”

-향후 과제는 무엇인가.

△육=“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승화시킨 강원도민의 역량은 이제 분단의 현장 강원도를 평화의 중심지로 만드는 움직임으로 이어져야 한다.대북제재의 압박을 받고 있던 북한에게 평창동계올림픽은 스스로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게 한 좋은 계기였다.남북문화예술단과 북한 응원단에 대한 강원도민의 환대는 남북 대화를 급속히 진행시킨 촉매 역할을 했다.평창에서부터 시작된 남북 간 대화와 접촉은 이제 판문점을 거쳐 북미정상 회담으로 이어진다.세계 유일의 냉전지대 한반도가 평화와 번영의 땅으로 전환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이다.도민들이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주도적 역할을 하면 한반도 평화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정리 =진종인·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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