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는 지방분권 구체화,밖으로는 평화통일 맥 잇는 것

먼 미래의 일로 여겼던 ‘한반도의 평화’가 손에 잡힐듯 다가왔다.남북 두 정상의 ‘판문점 선언’ 이후 DMZ를 경계로 화해와 협력,평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동부전선 남쪽,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접경지역은 가슴 뭉클한 감회에 젖는다.냉전의 바람결에 실려 오던 섬뜩한 대남 선전방송이 사라지고,자연에 순응하는 생명의 숨결이 일렁인다.우리가 그토록 염원하고 바라던 DMZ의 평화다.이념과 적대,반목과 질시로 얼룩졌던 DMZ의 공기가 마침내 본래의 모습을 찾았다.이 순간이 찰나로 끝나서는 안 된다.어렵게 내딛은 첫 발을 계속 내 딛어야 한다.

남북은 판문점 공동 선언문에서 DMZ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이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DMZ일대를 군사지대가 아닌,평화·관광·경제·문화지대로 탈바꿈시켜야 한다.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그중심에 강원도가 서야 한다.분단의 한을 뼈저리게 느끼며 고통 받은 강원도가 평화건설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그 출발점이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추진이다.안으로는 지방자치와 분권을 공고히 하고,밖으로는 북강원과의 교류협력을 통해 평화통일의 맥을 잇는 것이다.

강원평화특별자치도는 세계유일의 분단도인 강원도에서 남북이 함께 지방정부 차원의 교류협력을 하자는 구상에서 비롯됐다.평화특별자치도 실현을 통해 남북의 이질적인 요소들을 융화시키고,법률과 행정,언어,기술체계 등 사회 전반의 상이한 점들을 극복한다면 평화·통일의 길은 훨씬 빨리 열릴 것이다.이를 통해 남북의 차이를 좁히고 화해 협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강원평화특별자치도는 DMZ와 백두대간,설악·금강산,동해라는 대체 불가능한 자산을 갖고 있다.이같은 지정학적 자산을 자치와 분권이라는 가치로 녹여낸다면 ‘평화’라는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되는 것이다.

정부와 도는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평화특별자치도 추진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당장 나서기 바란다.정치권 협의가 여의치 않다면 정부 입법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이번 판문점 선언의 출발점은 평창올림픽이었다.강원평화특별자치도를 통해 남북강원도가 경제·문화·체육 등의 분야에서 교류·협력의 물꼬를 튼다면 평창올림픽 이상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DMZ의 실질적인 평화지대는 물론 강원도가 추진하는 ‘접경지역의 평화지역화’도 빨라질 것이다.도와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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