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실천해야 의미 완성,남북 ‘기초관계’ 성공의 관건

지난 27일 판문점 선언은 남북관계는 물론 동북아 정세의 판도를 바꿔놓았다.지난 10여 년 대결의 국면이 이날을 기점으로 반전된 것이다.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을 연출했다.가히 세기적인 드라마였다.판문점 선언으로 명명된 합의 내용도 그렇거니와 합의를 이뤄내는 방식과 남북한과 전 세계에 전달하는 방식 또한 이전과는 다른 것이었다.

바로 이런 점이 지난 70여 년 분단과 대치의 역사에 대 전환이 오고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한반도 정세 악화의 한 복판에는 북한의 핵개발이라는 핵심이 이슈가 자리한다.이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지 않고는 모든 합의와 수사(修辭)가 무력화 되고 만다.그동안 역내 정세의 부침이 북한 핵 문제에 결부돼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이번 판문점에서 “더 이상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라고 남북 정상이 선언한 것은 거대한 시대 전환의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고 본다.

이 한 마디 속에 민족의 오랜 염원과 전 세계의 기대가 반영돼 있다.동시에 남북한이 갈등과 대결에서 평화와 공영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4·27 판문점 선언이 앞으로 제대로 이행 과정을 밟아간다면 역사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방향성을 확인한 것은 구체적인 결과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핵에 관한 문제의식과 해법을 공유한 것은 그만큼 이후과정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남북 정상은 올해 안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군축과 확성기 방송 중단,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8·15이산가족상봉과 문 대통령 평양 답방을 비롯한 굵직한 현안에 합의를 이뤘다.문제는 실천인데 양 정상이 공개적인 방식으로 약속한데다 이미 구체적 실행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경로를 밟아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복잡한 한반도와 동북아의 역학관계를 감안할 때 의외의 복병이 나타날 우려가 적지 않다.남북이 합의 이행을 통해 동질성 회복하고 안팎의 신뢰를 쌓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북한이 남한과 30분 차이가 나는 표준시를 5일부터 맞추기고 하고,남한도 오늘(1일)부터 대북심리전 수단인 군사분계선 확성기 철거에 들어간다.판문점 선언은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실천 과정을 밟아감으로써 그 의미가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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