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더불어 살면서도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 항상 즐거운 것은 아니다.사람들과 부딪치며 많은 상처를 입고 증오하며 괴로움을 겪기도 한다.또한 치열한 생존경쟁의 과정에서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우선하며 살아간다.남을 도와주기보다는 도움을 받으면 좋아하고 때로는 그것을 당연시하며 남과 다른 특별한 존재로 착각하기도 한다.나중에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자신도 남을 돕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갈수록 생각조차 희미해져 그런 기회는 갖지 못한다.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흔히 나이가 들고 은퇴해서 시간이 많고 경제적 여유가 있을 때 하게 되는 것으로 여긴다.젊은 시절에는 생계유지를 위한 일 때문에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고 생각한다.그러나 봉사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는 것만은 아니다.길을 가르쳐 주거나 무거운 짐을 들어주거나 헌혈을 하거나 학교와 이웃 또는 지역의 활동에 가끔 협조하는 것도 봉사활동이다.물론 독거노인을 정기적으로 돕거나 빈곤층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하거나 전문적 재능을 기부하거나 낙후 지역이나 병원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자신의 시간이나 노력 또는 능력을 다소나마 할애하지 않으면 봉사는 하지 못하게 된다.

무엇보다 남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자신이 필요한 존재라는 만족감을 얻게 된다.어떤 점에서는 자신보다 어렵거나 불우한 처지의 사람들을 대함으로써 자신의 행복을 자각하게 될 수도 있다.곤란한 경우에 처한 사람을 돕게 되면 자기 문제에만 얽매어 있지 않게 된다.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위안을 얻게 된다.그리고 남에게서 인정을 받게 되어 심신의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프롬(Erich Fromm)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좋은 이유를 그 행위 속에서 살아 있음이 표현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준다는 것은 능력의 가장 고귀한 표현이며, 이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체험하게 되고 즐거움도 느끼게 된다. 결국 남을 돕는 것이 자신을 돕는 것이다. 김성일·전 강릉원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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