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 영농환경 급변, 농촌문제 통찰 계기 삼아야

엊그제 소형버스가 추락하면서 8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또 일어났다.잊을 만하면 이런 대형 참사가 일어나 충격을 금치 못하게 한다.사고는 지난 1일 오후 5시21분쯤 전남 영암군 신북면 주암삼거리에서 이모(72)씨가 운전하던 25인승 미니버스가 이모(54.여)가 운전하던 코란도 승용차와 부딪치면서 일어났다.이 사고로 무 수확을 마치고 돌아가던 60~80대 할머니 14명 가운데 8명이 숨졌다.코란도와 1차 충돌한 사고버스는 30여m를 진행하며 가드레일과 가로수,가로등을 잇달아 들이받은 뒤 3m 아래 밭으로 추락했다고 한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한 마을에 사는 노인들로 이웃마을 밭일을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다.가정의 달인 5월이 시작되자마자 이 같은 참변이 일어나 안타까움을 더한다.편도 2차로의 사고구간에는 특별한 통행 장애물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맸던 것으로 전한다.그러나 사고버스가 1차 충격 후 여러 차례 2차 충격이 이어진 뒤 가드레일을 뚫고 추락하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탑승자가 대부분이 고령인데다 사고버스가 낡고 협소해 충격에 취약한 것도 사고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찰과 도로교통공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사고원인에 대한 합동조사에 나섰다.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유사한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이번 사고 원인은 당국의 조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오늘날 우리나라 농촌이 안고 있는 일반적 환경 속에서 발생했다는 점 또한 유념해 보아야 할 대목이다.물론 일차적으로 차량결함이나 운전과실,기타 유발요인 등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있어야 한다.그러나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농촌일손의 수급불균형과 안전인프라의 취약성도 따져봐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가 대거 유입되고,도시지역에서 필요한 인력을 원정 조달하면서 그 공백을 메워가는 것이 오늘날 농촌의 모습이다.인력회사들이 공백을 메우기도 하지만 불의의 사고에 대한 사전·사후대비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이런 점에서 이번 사고는 농촌의 현실과 농업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가족중심의 소농이 줄어들고 외지자본의 위탁영농이 확대되면서 여러 변화가 일어난다.이번과 같은 안전사고는 물론 환경과 식품안전에 이르기까지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농촌 변화를 직시하는 전화위복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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