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자신 구하던 대원 폭행치사, 재발 막을 일벌백계 대책을

어제(3일) 전북 익산소방서에서는 또 한 명의 대원을 떠나보내는 안타까운 의식이 진행됐다.지난달 2일 전북 원광대병원 앞에서 40대 취객이 휘두른 손에 맞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진 강연희(51) 소방경이 유가족과 동료들의 오열 속에 영결식을 거행됐다.참으로 안타깝고 또 망연한 일이다.강 소방경은 남편 최 모(52) 소방위와 부부소방대원으로 헌신해 왔고,가정에서는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두 아들을 둔 어머니였다.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소방관의 숙명이라지만 그의 희생은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사회적 안위의 최 일선에 서 있어야하는 소방관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인지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소방관은 언제 어디서 직면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기꺼이 뛰어드는 우리사회의 사수대나 마찬가지다.이런 희생이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힘인 것이다.국민들은 그들의 지원과 헌신을 믿고 생업에 종사한다.화재와 자연재해를 비롯한 각종 재난의 현장에서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지켜내는 이들이다.

그러나 위험을 무릅쓴 구조·구호과정에서 불가피한 희생이 따르곤 한다.제천 화재 현장에서도,밀양 화재현장에서도 그랬고 지난해 강릉의 화재현장에서도 소방대원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국가나 사회가 이들의 헌신에 정당한 예우를 하는 게 도리다.이들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는 법·제도적 장치를 강구하는 것이 그 기본이다.이들의 역할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존중을 해야 마땅하다.그것은 소방대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인 동시에 국민 모두의 안전을 담보하는 일이기도 하다.

유사한 일이 반복되는데도 소방·구급대원에 대한 처우나 보호장치는 크게 달라지는 게 없는 것 같다.이런 참담한 일이 일어날 때마다 의례적 헌사로 반복되는 경향이 없지 않다.국가와 국민이 소방·구급대원을 지키고 보호하는 만큼 보호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이런 일은 더 이상 어쩌다 일어나는 특별한 불상사가 아니다.현장에서는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만한 유사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강원 도내 만해도 해마다 10여건의 소방관 폭행사건이 일어난다고 한다.

가해자의 대부분은 이번 전북의 사고처럼 음주상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주취자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가해자에 대한 엄중조치가 강구돼야 한다.이것은 사회 안전의 근간을 흔드는 범죄다.공무를 방해하고 도리어 위해를 가하는 반사회적 범죄에 보다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매 맞는 소방구급대의 위험을 방관하면 그것은 부메랑이 돼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