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경환 강원경찰청장
▲ 원경환 강원경찰청장
강원도 사람은 깊고 험한 산자락에 살아도 그 마음은 부드럽고 완만해 다른 사람을 향해 흐른다.생김새는 투박하지만 그 구수함이 오래 생각나는 감자처럼 상대방에게 먼저 내미는 따뜻한 손은 그 사람의 마음에 여운으로 남는다.또한 강원도의 많은 마을은 떨어진 거리조차 천차만별이지만,이웃의 소소한 행복과 어려운 일을 나누는 마음의 거리는 멀어지지 않고 하나로 이어진다.처음에는 무뚝뚝한 말투 때문에 다가서기 어려운 사람일지라도 몇 마디의 진심어린 얘기를 듣고 나면 ‘말의 양’이 아닌 ‘말의 무게’가 주는 그 울림을 더욱 신뢰하게 된다.

강원도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오랜 시간 외지에서 치열하게 삶의 현장을 누비며 살아오는 동안,강원도는 항상 돌아가고 싶은 그리움의 대상이었다.작년 12월 강원경찰청장으로 부임하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치안행정을 통한 봉사로 채워나가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그 다짐은 자랑스러운 강원도민의 진심어린 마음과 저력을 마주하며 더욱 커졌다.그 동안 잊고 살았던 우리 도민이 가지고 있는 귀한 심성은 지난 겨울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의 성공을 넘어서,남북정상회담의 성공까지 이어졌다.그것이 우리네 삶의 중요한 부분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이라는 믿음도 생겼다.

전 세계인의 관심과 열기로 가득 찼던 잊지 못할 겨울이 지나가고 벌써 가정의 달 5월이다.계절은 제 갈 길을 재촉해 들판에는 올해의 소임을 시작한 작물들이 부지런히 자라고 있다.사방을 둘러싼 높은 산들도 그 자체가 풍경화로 완성되어 가고 있다.가정의 달 5월에도 우리는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많은 사건사고들을 접하게 될 것이다. 그 중에는 상대를 위한 배려가 부족했던 일들도 있고,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갔다면 멈출 수 있었던 안타까운 일도 있을 것이다.관심의 눈길로 바라봤다면 피할 수 있었을 사건 또한 반복될 것이다.그 사건들을 하나의 원인에서 찾을 수는 없겠지만,하나의 가치를 지킴으로서 우리 사회는 더욱 건강하고 행복해 질 수는 있을 것이다.그 기본가치는 바로 가족과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로,그것은 강원도민의 천성과도 통한다.귀중한 지면을 빌어 이 글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5월에는 많은 행사가 열린다.우리는 주인공이나 주변인으로 참석하기도 하고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 한 명의 구성원이 되기도 한다.한편으로 기댈 수 있는 가족이 없거나,행사에서 소외되는 많은 이웃들을 만나게 된다.나는 무엇보다 많은 행사가 우리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고,그들에게도 행복한 일상이 될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을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백만매택 천만매린’이라는 말이 있다.좋은 이웃과 함께하기 위해 백만금 밖에 되지 않는 집을 천백만금을 주고 샀다는 이야기는 이웃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보여준다.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강원도민의 아름다운 모습은 천만금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기에 우리는 모두에게 좋은 이웃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5월은 단순한 ‘가정의 달’이 아니라,‘이웃과 함께하는 가정의 달’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겠다.나 또한 사랑하는 강원도민과 항상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이웃이 될 것을 약속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