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유소년 축구 통해 물꼬 튼 강원도 역할 키워야

평창올림픽에서 시작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남북 두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 이어 탁구대표팀 단일팀 구성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남북한 여자탁구팀이 8강전에 앞서 전격적으로 단일팀을 구성한 것.27년 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이은 쾌거로 남북 체육교류사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됐다.비록 일본에 막혀 동메달에 그쳤지만 대회에 참가한 남북 선수 9명(한국 5명,북한 4명)이 모두 동메달을 목에 거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제 스포츠계의 도움과 남북대표팀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 남북여자탁구대표팀의 단일팀 구성은 여러 가지 면에서 뜻 깊다.우선,사전협의가 없었다는 점이다.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로 남북이 그 만큼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막후에서 역할을 하고, 북한 선수들의 항공료와 숙박료를 지원한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노력한 결과이긴 하지만 현장에서 단일팀 구성에 선뜻 동의한 북한의 ‘열린 자세’를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두 번째는 국제스포계의 지원과 배려다.남북 단일팀 구성과 관련,참가국들은 이의 없이 동의했다.국제사회가 한반도 평화 정착을 기원하고 적극 지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남북 두 정상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다방면의 협력·교류로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자’는 점을 확고히 했다.남북 여자탁구팀의 단일팀 구성은 이를 구체화 시킨 첫 사례다.남북은 오는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도 농구와 조정 등 일부 종목에서 단일팀 구성을 논의 중이다.다른 종목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감지된다.국경을 초월한 스포츠세계에서 단일팀 구성이 능사는 아니지만 우리의 현실은 절박하다.스포츠를 통해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성을 회복하고 이를 통해 평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강원도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큰 역할을 했다.도가 주도한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U15) 축구대회가 그것이다.올림픽에 앞서 지난해 12월 최문순 지사와 북한 문웅 4·25체육단장이 만나 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하면서 물꼬가 텄다.도는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개최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복안이다.도는 현재의 추세를 잘 살려 한반도 평화와 남북교류협력에 튼튼한 가교역할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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