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노인학대 급증,정부·지자체 차원 실효적 대책 나와야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자료를 보면 아동학대 가해자의 10명 가운데 8명이 친부모다.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전근대 가부장적 사고가 이런 현상을 불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저항할 아무런 힘도 의지도 없는 아이들이 속수무책으로 폭력에 신음하는 것이다.우리사회 또한 이같은 현상에 둔감하다.이웃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와 폭력에 대해 ‘친부모의 훈육’ 정도로 생각한다.이런 인식이 고쳐지지 않는 한 아동학대에 따른 사망사건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실제로 지난 2014년 14명이던 아동학대사망사건은 2016년 36명으로 급증했다.
자녀들에 의한 부모 학대도 심각하다.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이 노인을 학대하는 ‘노노(老老) 학대’도 급증하고 있다.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6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전국 29개 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이 접수한 노인학대 신고만 1만2009건이었다.이 중 현장조사 등으로 실제 노인학대로 확인된 사례는 4280건으로 전년보다 12.1% 늘었다.성별로는 남성 1187명,여성 3093명.놀랍게도 노인학대 가해자 4637명 중 75.5%(3502명)가 아들과 딸,손자,손녀 등 친족이었다.간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노학대도 2012년보다 54.2%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이라는 사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아동 학대는 인식의 전환 없이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노인학대 또한 마찬가지다.고령화 현상이 심화되고,노인 부부가 증가할수록 배우자의 학대와 ‘자기 방임’이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아니,이미 현실화되고 있다.아동학대와 가정폭력,노인학대 문제를 가정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각 가정에서도 가족간 대화와 관심을 늘려가야 한다.대화단절과 폭력은 곧바로 가족해체라는 비극으로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