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무료급식소서 만난 어르신들
끼니 해결위해 노구 이끌고 방문
복지관 카네이션에 연신 손길
돌봄 수혜자 독거노인 절반 불과
홍 모(85) 할머니는 집에서 거동이 불편한 몸을 끌고 20여분을 걸어와 홀로 식사를 하고 있었다.1년 전 큰 아들(63)을 심장마비로 먼저 세상을 떠나 보낸 홍 할머니에게는 매년 5월 8일이면 더욱 가슴이 애인다.남은 가족은 작은 아들 뿐이지만 연락이 끊긴지 오래다.홍 할머니는 이렇게 자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홀로 산지 10년이 넘었지만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혜택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홍 할머니는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자식 원망하는 애미가 어디있느냐 .다만 오늘이 어버이날이라 먼저 간 아들이 자꾸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홀로 지낸지 50년이 넘은 최영순(91) 할머니도 이날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무료 급식소를 찾았다.한때 지낼 곳이 없어 춘천의 한 폐가에서 살기도 했다는 최 할머니는 “어버이날 복지관에서 카네이션도 달아주고,우리같은 사람을 위해 무료로 점심도 줘서 그저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복지관 관계자는 “오늘이 어버이날이어서 더욱 홀로계신 어르신들에게 신경을 쓴다”며 “작은 도움이라도 드리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지만 가족이 주는 따뜻함만 하겠느냐”고 했다.
한편 도내 독거노인은 2016년 4만1135명에서 지난해 4만7540명으로 늘었다.그러나 이중 노인돌봄 혜택을 받는 인원은 절반 정도인 1만1225명(23.6%)에 불과하다. 이종재·한귀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