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발원지 태백 검룡소 가는길
금대봉 석회암 동굴
1.3㎞ 검룡소 오름길
사계절 뽐내는 청정 매력
산책·등반·트래킹여행 제격

귀차니즘(만사가 귀찮아서 게으름 피우는 현상)도 들썩이게 하는 5월.따뜻한 햇살에 몸과 마음이 가볍다.어디론가 훌쩍 떠나 무작정 걷고 싶다.고단한 인생도 잠시 내려놓고 싶다.발디딜 틈 없는 유명산과 길은 싫다.호젓한 길이 좋다.한강의 발원지 태백 검룡소 숲길을 걸어보는건 어떨까.싱그럽고 청량감을 띠는 초록의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찾는 이가 많지 않아 내집 정원 거닐듯 여유와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다.

‘검룡소(儉龍沼)’는 굴 속에 검룡(이무기)이 살고 있다 해서 이름 지어 졌다.숲속에 흐르는 물 속에는 실제 이무기가 살고 있을 법 하다.
‘검룡소(儉龍沼)’는 굴 속에 검룡(이무기)이 살고 있다 해서 이름 지어 졌다.숲속에 흐르는 물 속에는 실제 이무기가 살고 있을 법 하다.
‘동화 속 나라’가 있다면 바로 여기가 아닐까.

수백년 간 굳게 잠긴 비밀의 화원이 개방된 것 처럼 각양각색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연이 한가득이다.금대봉 기슭에 위치한 검룡소(국자지정문화재 명승 제73호,강원고생대 국가지질공원 인증)는 1억5000만 년 전 형성된 석회암 동굴 연못으로 하루에 2000여t의 지하수가 석회암반을 뚫고 솟아 폭포를 만들며 흐르는 곳이다.전설은 서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려고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와 이곳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물이 솟아오르는 굴 속에 검룡(이무기)이 살고 있다 해서 ‘검룡소(儉龍沼)’라 이름 붙였다.

▲ 검룡소 상부에 마련된 표지석.
▲ 검룡소 상부에 마련된 표지석.
검룡소 오름길은 1.3㎞이다.숲의 피톤치드에 취해 누구나 기분좋게 오르내릴 수 있다.가족이나 연인끼리 함께 걸으면 사랑이 절로 피어난다.혼자여도 자연을 벗삼아 외롭지 않다.울창한 숲길과 야생화,오솔길이 하나의 테마처럼 꾸며졌다.깊고 진한 숲의 향기와 계곡물 소리,새들의 합창연주에 지루할 틈이 없다.눈을 감고 자연의 숨소리를 들으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평화롭다.운이 좋으면 다람쥐 애교도 볼 수 있다.이어폰은 사치다.걷는 내내 자연의 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길손 쉬어가는 아기자기한 나무의자와 나무계단,계곡의 돌다리는 추억의 한페이지를 장식한다.어떤 포즈를 취해도 인생 최고의 걸작사진이 탄생한다.

▲ 검룡소길에 마련된 휴식공간.
▲ 검룡소길에 마련된 휴식공간.
넋을 잃고 걷다보면 어느새 한강의 발원지가 위용을 드러낸다.깊이를 알수 없을 정도로 물이 맑고 투명하다.힘찬 물줄기는 쉬지않고 계속 흐른다.흐르는 물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을까.사계절 영상 9도의 수온을 유지하면서 물이 얼지도,마르지도 않는다.오랜 세월 동안 흐른 물줄기로 인해 바위가 구불구불 패여져 있다.암반에는 물이끼가 푸르게 자라고,비오는 날에는 물안개도 자욱하게 피어올라 신화 속 아름다운 여신들이 자태를 드러낼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산정상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더욱 푸르고 시원하다.검룡소는 때묻지 않은 사계절 각기 다른 청정 매력을 품고 있어 산책,트래킹,등반,힐링도보여행으로 제격이다.

김우열 woo9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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