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1세대 이끈 김용철 작가
현대어린이책 미술관서 전시회
유족도 몰랐던 박 화백 일화 작품
세계 유명 작가들과 어깨 나란히

▲ 김용철 작가
▲ 김용철 작가
경기도 성남에 소재한 현대어린이책미술관.볼로냐라가치상을 수상한 클라스 베르플랑케,네덜란드 유명 만화가 바바라 스톡 등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사이에 유일한 한국 작가가 눈에 띈다.바로 우리나라 그림책 1세대를 이끌었던 김용철(57·사진) 작가가 주인공이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관장 노정민)에서는 내달 24일까지 피카소,마티스,마그리트 등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재해석한 세계 그림책 작가들의 원화를 전시하고 있다.이곳에서 김용철 작가는 양구 고향선배인 박수근 화백의 유년시절을 그린 그림책 ‘꿈꾸는 징검돌’ 원화 20여점과 스케치 3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또 오는 19일 미술관에서 박수근 화법을 소개하는 워크숍도 갖는다.이번 전시는 10여년전 양구에 정착해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용철 작가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양구에서 태어나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김 작가는 대학졸업 후 미술학원을 운영하다 그림책 시장 개척에 나섰다.1980년대 후반 ‘강아지똥’의 정승각 작가,‘마당을 나온 암탉’을 그린 김한영 작가 등과 함께 화가가 직접 그린 그림책을 만들기 시작하며 그림책 1세대로 주목받았다.그는 스위스 ‘아시아의 그림책 원화전’,독일 푸랑크푸르트 도서전,BIB 세계그림책 비엔날레 등 해외 그림책 관련 축제에 다수 초청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김 작가는 고등학생 때 처음 박수근 화백을 알게돼 그의 화풍을 공부했다.이후 우연한 기회,친구에게 박수근 화백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었다.친구의 아버지는 박수근 화백과 유년시절을 함께 보냈으며 특히 큰아버지가 박 화백과 친구 사이로 그의 어린시절 일화를 기억하고 있었다.김 작가는 이 이야기를 동화적으로 재구성해 개울에 빠진 옷이 마를 동안 징검다리에 숯 조각으로 그림을 그리던 박수근 화백의 어린시절을 그려냈다.유족조차 몰랐던 박 화백의 유년시절을 담은 ‘꿈꾸는 징검돌’은 큰 화제를 낳으며 2013년 초등학교 2학년 국정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다.

서울에서 활동하던 김 작가는 지난 2005년 양구에 작업실을 꾸리고 정착하고 2013년에는 옛 양구 광덕초를 활용해 동화마을 ‘물병자리’를 조성했다.그는 이곳에 작업실과 갤러리를 조성하고 강당은 체험장으로 만들어 화강암과 같은 표면을 재현한 박 화백 특유의 질감 표현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박 작가는 “박수근 화백의 작품세계를 존경하고 또 고향 선배로서 마음으로 헌정하는 다양한 활동을 구상하고 있다”며 “그림책 작가로서 박 화백처럼 어린시절 추억을 담은 토속적인 그림책을 선보이고 또 아티스트로서의 작품활동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한승미 singm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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