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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천진역으로 귀향을 고대하며

신창섭 2018년 05월 14일 월요일
▲ 신창섭<고성출신> 안동대 대외협력과장
▲ 신창섭<고성출신> 안동대 대외협력과장
이제는 천진역이란 역명을 기억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코레일 철도명부에도 없고 지도상에도 더 이상 없는 역 이름이다.강원도 동해바다를 마주하는 작은 마을 고성군 천진에 실재했다가,사라진 역이 ‘천진역’이다.천진역에서 몇 개의 역을 더 세면서 북쪽으로 가면 바로 북한이다.대한민국 철도망을 펼쳐놓고 보면 현재 유일하게 철로가 없는 곳이 강원 동해안 북부지역이다.강릉에서 거진 구간에 철도망이 없다.철마는 정동진에서 멈추어있다.그러나 한국 전쟁당시까지만 해도 일제강점기인 1937년에 개통한 열차가 북한 안변에서 강원도 양양을 달렸다.지금 강원도 천진의 토성면사무소에서 우측으로 설악산을 굽어보는 곳에 천진역이 자리했고 면사무소 앞을 지나는 큰길을 보면 당시 역의 풍경이 어슴프레하게나마 그려진다.

철도운행이 중단되면서 철로는 거둬지고 그 자리는 철도부지라는 이름으로 지역주민에게 불하되었다.실향민인 나의 아버지 역시 그 땅에 고구마와 깨를 심으며 망향의 시름을 달래곤 했다.이런 지역적 특성 탓에 나 역시 강릉으로 고등학교를 다니러 나와서야 생애 처음으로 기차를 봤고,경적소리가 울리면 임당동에서 강릉역으로 기차구경하러 가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강원동해북부지역 사람들에게 기차는 비행기보다 보기 힘든 교통수단이었다.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뒤 고향을 방문해서 천진역이었던 곳으로 유추되는 길가에 한참을 서 보았다.철도부지에는 외곽도로가 시원스레 나서 자동차가 세게 달리고 있었다.분단의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교류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그 가운데 하나가 동해선 철도 연결이다.동해선은 구간상 강릉에서 제진까지 104킬로미터 구간이다.그러나 이 구간을 이으면 부산에서 청진으로 이어지는 동해바다를 차창으로 볼 수 있는 바로 남북횡단의 연결이다.이는 남북의 연결을 넘어 블라디보스톡을 경유해서 시베리아 철도로 유럽을 갈수 있는 노선이다.천진역에서 필자가 특파원 근무를 했던 베를린역으로 가는 유라시아 대륙 횡단의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나아가 이 지역 관광·경제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이 참에 남북평화 무드 속에 전해오는 철도 연결에 대한 기대는 단순히 남북의 끊겨진 철도망을 연결하는 차원을 넘어 평화의 이음새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냉전의 섬에 갇혔던 사고를 확장시키면서 우리의 가치와 희망의 나래를 높이 날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보도를 보니 정부는 강원도에 사전준비를 주문한 모양이다.강원도는 남북평화시대를 견인한다는 차원에서 동해선 연결 작업준비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강원도가 남북평화시대 주도권을 확보하고,평화 이니셔티브를 선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동해선이 연결되는 날 긴 타향살이를 접고 새로운 이름을 찾은 천진역을 통해 귀향하는 꿈을 꾼다.울산바위가 병풍이 되고 동해바다가 가슴에서 파도치는 천진역 앞 옛집에서 경적소리를 자장가처럼 듣고 평화의 왁자지껄한 풍경을 만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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