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지성 집중호우 피해속출,지자체·재난당국만 무사태평

국지성 집중호우로 강원 영서지역을 비롯한 중부권과 수도권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배수구가 막혀 건물지하가 침수되고,가로수가 쓰러지면서 교통 불편이 잇따랐다.16일부터 내린 비는 천둥·번개·돌풍을 동반하며 17일까지 최고 100㎜ 이상을 기록했다.시간당 20~30㎜의 강한 비는 장마철에도 드문 기록이다.이 비는 오늘(18일)까지 이어 질 것으로 예보돼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이미 수도권에서는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17일 오전까지 강원 영서지역에 내린 비는 철원 95.1㎜,화천 77.5㎜,양구63㎜,춘천 50㎜에 이를 정도로 양이 많았다.

예기치 않은 집중호우로 피해가 속출했지만 재난당국의 방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는 의문이다.17일 새벽 춘천,철원을 비롯한 영서 북부지역이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가로수가 쓰러지고 산사태가 우려됐는데도 재난문자는 발송되지 않았다.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에도 국지성 호우가 쏟아졌지만 마찬가지였다.무방비 상태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속수무책이었다.도로 침수에 따른 피해가 잇따랐지만 어디에서도 ‘주의,경고’ 문자를 보내지지 않은 것이다.비상사태 때마다 말썽이었던 재난문자 문제가 이번에도 되풀이 된 셈이다.

기상청과 재난당국,지자체 모두 이번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최근 몇 년의 흐름을 보면 국지성 집중호우가 수시로 나타난다.같은 지역에서도 강수량이 천차만별이다.기상상태도 변덕스럽다.그러나 지역의 방재시스템운용은 미숙하기 그지없다.천재지변은 어쩔수 없겠지만 현재의 기술력과 정보는 각종 재난에 대처하기에 부족하지 않다.고도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재난 당국이 날씨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예방적 대응에 나선다면 얼마든지 피해를 줄일 수 있다.적어도 시민들이 무방비 상태로 재난과 마주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기후 재난은 지금보다 더 자주,더 강하게 발생할 것이다.이 같은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지역단위 방재시스템을 더 견고하게 구축해야 한다.당연히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우선 긴급 재난에 신속히 대처할 재난발송 문자서비스 체계부터 점검하기 바란다.취약지구에 대한 대책도 무시할 수 없다.도내 산사태취약지역은 원주 392곳을 비롯해 횡성 254곳,춘천 226곳 등 모두 2335곳이다.언제 붕괴될지 모를 이런 곳부터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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