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원석 인구보건복지협회 강원지회 본부장
▲ 양원석 인구보건복지협회 강원지회 본부장
오늘(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부부의 날’은 ‘우리 엄마·아빠가 함께 사는 게 소원이에요’라고 말한 어느 한 아이의 TV 인터뷰를 본 목사님께서 충격을 받아 ‘부부의 날’ 운동을 시작했고 그것이 시초가 되어 2007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날짜는 가정의 달인 5월과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숫자로 21일에 정해진 기념일이다.가끔 연세가 지긋하신 노부부께서 다정하게 손을 잡고 다니는 모습을 볼 때면 바로 이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생각한다.사람은 삶에서 일반적으로 실패,노화,가난,질병 등을 두려워한다.그러나 ‘진실로 결합한 부부에게는 젊음의 상실도 이미 불행이 아니다.함께 늙는 즐거움이 노인이 되는 괴로움을 망각시켜주기 때문이다’라는 프랑스 작가 모로아의 말처럼 진실한 마음으로 결합한 부부는 이러한 두려움을 사랑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이토록 아름다울수밖에 없는 부부의 모습.그렇지만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인지 ‘부부의 날’ 제정의 계기가 따로 사는 부모가 함께 살길 바라는 한 아이의 애처로운 소원이었다는게 안타깝다.젊은 남녀가 사랑을 해서 결혼을 통해 이루어진 부부.그 관계를 평생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불행인 것인지 연애할 때 사랑의 감정을 느끼도록 작용시키는 호르몬은 대개 3년 정도면 끝난다고 한다.이것은 다시 말해,상대를 위해 나를 열렬히 변화시키는 시기가 길어야 3년이라는 뜻.그러므로 남녀 및 부부가 원만한 관계를 한평생 유지하기 위해서는 감정의 연결고리보다 서로에대한 관계의 의지를 갖고 이성적으로 지켜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현대 부부들은 전통적인 가정상을 탈피하고 새로운 환경과 문화에 맞게 서로를 존중해야한다.전통적인 가정에서의 부부는 힘 있는 한 사람이 ‘시끄러워!’ 소리치면 모두 숨죽이는 상황을 예를 들 수 있을 정도로 부부 중 어느 한 사람이 갈등을 억누르며 사는게 보편적이었다.반면,현대 가정은 일부이지만 ‘너는 너,나는 나’라는 식으로 갈등상황을 회피하며 살아가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여하튼 전통적인 가정의 부부든지 현대 가정의 부부든지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부부는 갈등상황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해결한다.

그런데 문제는 현대에 와서 많은 부부가 갈등상황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예전보다 낮아졌고,급기야 서로가 맺었던 관계를 벗어나려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단순히 통계 수치만 보면 이혼율은 급감했지만 부부 금실이 좋아져서 나온 수치가 아니다.결혼이 줄어드니 이혼도 줄거니와 이혼대신 졸혼(결혼을 졸업함)을 선택하고,자녀들의 늦은 취업과 늦은 결혼이 부모의 이혼을 잠시 막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대가 지나갈수록 부부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이유를 전문가들은 수많은 경쟁사회에 지친 현대인들이 연애 또는 원만한 결혼생활의 관계를 위하여 쓸 에너지와 정서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인관관계에 쓸 에너지가 없음’은 미혼남녀의 ‘비혼’과 결혼한 부부가 ‘이혼’ 또는 ‘졸혼’하는 원인으로 미치고 있다.부부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상대방을 먼저 존중하고 나만의 생활습관을 변화시키는 등 오로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한데 삶의 전선에 지쳐 부부 사이를 돌볼 마음의 여유가 없다니 참 삭막한 세상이 되어간다.

부부의 날을 맞이하여 나의 힘의 원천이 되는 내 인생의 반려자와 그와 함께 만든 우리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을 재정비하길 바란다.남편은 아내를 부를 때 ‘여보’라고,아내는 남편을 부를 때 ‘당신’이라고 한다.여보(如普)는 ‘보배와 같다’,당신(堂身)은 ‘내 몸과 같다’는 뜻이다.이 단어들이 갖는 뜻만 봐도 부부란 무엇인지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의 가치인지 깨달을 수 있다.오늘부터라도 서로에게 미뤄왔던 진심의 마음들을 표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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