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증가 대비” “ 자연훼손 안돼”
“관광버스 등 통행 위해 사유지 인근 확포장 필요”
“등산로 주변 희귀식물 자생 확포장 후 자연훼손 우려”

▲ 20일 지역 주민들간의 갈등으로 인해 인제 기린면 진동리 곰배령으로 차들이 올라가지 못하도록 큼지막한 돌무더기와 게시판이 설치돼 있다.
▲ 20일 지역 주민들간의 갈등으로 인해 인제 기린면 진동리 곰배령으로 차들이 올라가지 못하도록 큼지막한 돌무더기와 게시판이 설치돼 있다.

“차들이 다녀서 집이 흔들리는데 도로 포장도 못하게 하느냐”,“무분별한 자연 훼손이 뻔한데 공사는 바람직하지 않다”

20일 주민들 간의 갈등으로 인제 기린면 진동리 곰배령으로 차들이 올라가지 못하도록 큼지막한 돌무더기와 게시판이 놓여있어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있다.게시판에는 “이 도로는 사유지이며 본 소유주가 주민편의를 위해 십수 년 동안 마을 안길로 묵인해왔다.올해 5월 인제군청에서 도로건설을 시행예정이나 펜션 주인 18명이 결사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글이 적혀 있다.

도로를 막고 게시판을 설치한 마을 이장 A씨는 곰배령으로 올라가는 관광객과 차들로 인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인근 도로에는 관광버스와 차들이 하루에도 30여 대가 올라가면서 3m도 떨어지지 않은 집 주변 땅이 울리고 화장실 타일이 갈라져 불안하다.불편을 감지한 인제군은 30억여 원을 들여 도로 폭을 현재 4m에서 6.5m로 늘리는 공사를 진행할 예정있으나 지역민들의 갈등으로 인해 공사하지 못하고 있다.인제군은 지난 14일 주민 설명회를 열고 투표를 진행했지만 설명회에 참여한 주민 3분의 2가 반대해 공사를 진행하지 않기로했다.

마을 이장 A씨는 “현재 도로 확·포장 공사를 위해 사유지 인근에 관광객 등이 다닐 수 있도록 도로포장을 해준다고 했는데 인근 반대 주민들로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개인 사유지이고 불안해서 소유권을 행사하는 것 뿐이다”고 말했다.

반대 주민들은 자연경관과 자연 훼손을 이유로 반대하고있다.반대 주민들은 “곰배령은 우리나라 식물 종의 약 20%가 분포해 있고 고지대에 위치해 천상의 화원이라고 불린다.곰배령 등산로 주변으로 동자꽃·마타리·비비추·큰까치수염 등이 도시에서 보기 힘든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며 “도로 확·포장 공사를 하게 되면 관광객들이 몰리고 그렇게 되면 자연 훼손은 불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반대 주민 B(57·여)씨는 “주변에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반딧불이도 많고 곰배령 자체가 자연유산인데 포장 확장공사 등을 통해 훼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인제군 관계자는 “우리도 해결책을 제시해 보려고 하지만 사유지라 쉽지가 않다”며 “현재 관광버스와 차들은 막힌 길이 아닌 우회 도로를 통해 지나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한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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