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현 한림대 사회의학교실 교수
▲ 김동현 한림대 사회의학교실 교수
6월 13일 전국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의 움직임이 분주해 지고 있다.강원도도 예외는 아니다.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신정부 들어 첫 주민 투표로,향후 정국 운영과 정책기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그런데,지방선거에서는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정책 제안이 무엇보다 중요한 후보 선택의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건강한 삶과 이를 지지해 주는 건강친화적인 환경 조성일 것이다.이런 점에서 강원도 도민의 건강수준은 아주 우려스럽다.다들 물 좋고,공기 좋은 강원도라 하지만 객관적 건강지표는 결코 그러하지 못하다.2016년 기준 연령표준화 전체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369명으로,가장 낮은 서울시보다 25% 가까이 높고,전체 17개 광역시도중 충청북도 다음으로 높다.최근 전국적으로 급증하는 폐렴 사망률은 압도적으로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고,대표적인 사회적 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 자살률 또한 충청남북도와 더불어 수년간 선두를 다투고 있다.강원도 내 건강격차 또한 심각하다.소득수준별로 보면,상위 20%와 하위 20% 간 기대수명의 격차는 7.6년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가장 크다.종합하면 도민의 전체 건강수준이 타 광역시도에 비해 나쁘고,도내 지역간,계층간 건강 불평등도 심하다고 할 수 있다.

강원도민의 나쁜 건강결과와 큰 건강격차는 복합적 요인에 의해 초래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질병관리본부에서 실시한 2016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강원도는 고위험음주율이 21%로 세 번째로 높고,남자 현재흡연율도 43.4%로 가장 낮은 광역시도에 비해 10%p 더 높다.또 최근 한림대 사회의학교실에서 평가한 지역건강순위평가에 따르면 강원도는 실업률,저소득 가구율,한부모 가정 비율 등 사회경제적 요인의 종합점수가 두 번째로 높고,정책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보건·복지 예산 비중과 재정 자주도 등은 모두 하위권으로 보고된 바 있다.

많은 건강연구에서 지역주민의 건강수준을 결정하는 요인은 의료시스템 뿐 아니라 환경적 요인,도로 여건,교육과 직장 환경,주민의 교육과 빈곤수준,그리고 사회적 지원과 유대감 등 다양한 결정요인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강원도민의 건강실태도 그러한 연구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강원도민의 건강수준 향상은 보건영역만의 문제가 아니다.전체 주민의 삶과 행복을 책임지고 있는 지방정부는 지역주민의 건강문제의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이의 향상을 위해 모든 정책에서 건강을 최우선시 하는 건강친화적인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지난 2015년 메르스사태 당시 춘천시에 거주하는 일부 메르스 확진환자는 치료받을 음압 병실을 찾아 이틀 동안 거의 600km를 헤매야 했었다.간신히 찾아간 도내 음압병실에는 중증 호흡기질환을 치료할 의료진이 없어 다시 서울로 목숨을 건 길을 떠나야만 했다.생명의 가치가 최소한 한 국가내에서는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된다.6·13 지방선거,건강한 선택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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