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 큰스님 (1932∼2018)
>>> 다비식 엄수
고성 건봉사 눈물 속 거행
마지막 길 평소처럼 소박
내일부터 신흥사서 49재
경내 부도탑 영원한 안식

▲ 설악산 신흥사 조실 무산 오현 큰스님 의 다비식이 30일 고성 건봉사에서 각 사찰 원로스님과 각계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  김명준
▲ 설악산 신흥사 조실 무산 오현 큰스님 의 다비식이 30일 고성 건봉사에서 각 사찰 원로스님과 각계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 김명준
‘언젠가 내 가고 나면 무엇이 남을건가…곰곰이 뒤돌아보니 내가 뿌린 재 한줌 뿐이네’-무산 오현스님 시 ‘재 한 줌’

스님의 마지막 길은 평소의 삶 처럼 소박했다.혹여나 자신의 장례로 부담을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염불도 하지말고 제사도 하지말라’고 유언했다.한국 불교의 큰 별,설악 무산 큰스님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하늘도 슬퍼했다.지난 26일 입적한 오현스님의 다비식이 30일 오후 1시50분쯤 불자들의 눈물과 안타까움 속에 차분하면서도 경건하게 진행됐다.안개산을 뜻하는 법명 무산(霧山)에 걸맞게 안개가 드리우고 때때로 비가 내렸다.신흥사를 떠난 스님의 법구는 추모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성 건봉사 다비식장에 도착했다.

법구는 소나기와 함께 연화장에 들어섰다.추모객들은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구르며 눈물을 훔쳤고 일부 불자들은 법구가 다다를 때까지 온몸으로 연화대를 감싸며 빗줄기를 막아섰다.홍선,현담스님의 집전으로 거불의식이 진행되고 큰스님을 모시는 착어의식이 봉행되자 거짓말처럼 빗줄기가 잦아들었다.법구가 소나무로 마련된 장작더미 입구로 들어가자 상좌스님들은 오열하며 장작더미로 따라 들어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장례집행위원장인 법검 우송 조계종 제3교구 본사 신흥사 주지스님이 거화장으로 가장 먼저 장작에 불을 붙이고 이어 장의위원장인 세민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본사주지협의회장 성우스님을 비롯해 생전 오현스님과 인연이 깊었던 김진선 전 도지사를 비롯한 50여명이 거화에 동참했다.사부대중 1000여명은 불법승 삼보와 반야심경,석가모니불을 외치며 큰스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추모객들이 불법승 삼보와 함께 ‘큰 스님 불 들어갑니다’라고 외치자 불길이 높게 치솟았다.이어지는 추모객들의 ‘나무아미타불’ 염송은 점차 흐느낌으로 바뀌고 몇몇 불자들은 ‘아이고 스님!’이라고 외치며 땅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무산 큰스님을 추모하는 49재는 오는 6월1일부터 신흥사 본사 및 말사와 만해마을 등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당일 오전 10시에 치러진다.초재는 6월 1일 오전 10시 신흥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49재를 치르는 동안 신흥사 경내 부도탑에 큰스님의 영원한 안식처가 마련된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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