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미자 원주환경청장
▲ 박미자 원주환경청장
최근 한 도시락 전문업체에 도시락을 배달시켰다.비닐에 포장돼 온 도시락은 식판 모양의 플라스틱 용기에 밥과 네 종류 반찬이 나왔다.반찬은 섞이지 않도록 까만 플라스틱 용기가 별도로 얹혀 제각각 나눠 담겨 있었으며,용기마다 투명한 뚜껑이 덮였다.비닐에 별도로 포장된 수저도 일회용 플라스틱이었다.한 끼에 10개가 넘은 플라스틱,비닐 쓰레기가 나왔다.

현대를 ‘플라스틱의 시대’라고 까지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값싸고 가벼운데다 어떠한 모양이든 손쉽게 만들 수 있고 녹슬지 않으며 가벼우면서도 튼튼할 뿐 아니라 어떠한 색깔로도 만들 수 있어 인류의 삶을 점령하다시피 했다.특히 우리나라에서는 1인 가구,택배,배달문화 증가 등의 요인으로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 추세다.우리는 위생상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의료용품 등을 제외하면 대체용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플라스틱을 너무 많이 쓰고 있다.

2016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연간 1인당 98.2㎏의 플라스틱 소비해 미국(97.7㎏),프랑스(73㎏),일본(66.9㎏)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비닐봉지 사용량도 2015년 기준으로 1인당 420개로 하루 평균 1.15개를 사용한다.연간 비닐봉지 4장(2010년 기준)을 사용하는 핀란드 사람들보다 105배 많이 쓰는 셈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세계에서 가장 저명하다고 평가받는 과학 저널인 ‘네이처’지에 지난 3월 게재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와 하와이 주 사이 해역에는 부피 7만 9000t,면적 160만 ㎢(한반도 면적의 약 7배)에 해당되는 쓰레기로 이뤄진 ‘태평양 쓰레기 섬(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이 떠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이 쓰레기 섬의 4분의 3은 길이 5㎝가 넘는 플라스틱이고 전체의 8%는 0.5㎝ 이하의 플라스틱으로 구성돼 있어 해양환경을 크게 해칠 가능성을 시사했으며,지금과 같은 속도로 플라스틱 양이 늘어난다면 2060년에는 전체 물고기 양보다 플라스틱 양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올해 주제는 ‘플라스틱 공해 퇴치(Beat plastic pollution)’이다.날로 더해가는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지속가능한 대안을 모색하고 해양환경과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일회용 플라스틱의 생산과 소비를 감축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우리가 쉽게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이 우리 인류에게 큰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내장에 가득한 플라스틱,비닐 등으로 죽거나 고통받는 동물의 모습이 담긴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머지않아 우리도 어떤 형태로든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악영향을 받게 될 임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이러한 심각한 상황을 맞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부터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삶의 방식을 선택해야만 한다.마트에서는 장바구니,카페에서는 머그잔,가정에서는 일회용 식기류 사용하지 않기,세제 등은 보충제품 구매 등 조금은 불편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을 이제는 실천해야만 할 것이다.예쁜 포장과 조금의 편리함으로 잠시 행복해질 수는 있지만 환경,자연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위해 플라스틱 줄이기를 실천하는 마음이 널리 퍼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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