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홍식 강릉원주대 명예교수
▲ 박홍식 강릉원주대 명예교수
지난 5월 31일 강원도지사 후보 토론회가 있었다.2018년 동계올림픽 이후 강원도가 나아갈 정책 방향과 사업프로그램 및 행정을 책임질 수장을 선출하는 도지사 이기에 도민들은 관심을 갖고 지켜 보았다.총평을 언급한다면 후보자 2명의 암하노불이 덕담이나 주고 받는,한가한 사랑방 좌담회로 비쳐졌다면 그것은 필자만의 느낌이었을까? 우리는 지난날 이광재 지사의 후보토론회를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그는 신념에 찬 도정철학을 갖고,자료에 근거한 명쾌한 정책 프로그램을 제시하면서 도민의 자긍심을 불러 일으켰다.어쩌면 우리 강원도인이 국정수행의 지도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그의 토론회에서 읽었던 것이다.사람이 중심이라는 시대를 앞서가는 선구안적 철학과 이현령 비현령의 부정적 이미지를 타파하며 도민의 내면에 있는 욕구를 정책으로 끄집어 내는 데 첨병 역할을 자원하는 그 모습에서 도민은 한편이 된 것이다.적어도 후보토론회는 그와 같아야 한다는 학습을 이로 인해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서 도민은 무엇을 느꼈으며,우리 도민은 어떠한 존재감을 가졌을까? 정 후보자는 도정에 조언하는 수준의 덕담을 언급했으며,최후보자는 도의회에 보고하는 수준의 형식적 예우화법을 이어가는 모습이었다.정치의 도가 있다고 가정한다면,깨우침 직전의 수도자간의 마음 거스리지 않는 담론의 장에 지나지 안는다.도민이 원하는 것은 도정을 이끌 후보자의 시대정신,총체적 안목,명쾌한 공약 그리고 상대방의 미숙한 주장에 대해 비수를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반론 그리고 대안을 보고 싶어 한다.이런 점에서 정 후보자는 최 후보자의 가장 커다란 정치적 자산인 ‘낮은 자세’를 적극 덕목화하면서 이제는 스킨십 정치에서 벗어나 실천적 정책이 요구되는 때라고 주창했어야 했다.

반면 최후보자는 지난 8년간의 도정 경험에 비추어 미래도약을 위해서는 강원도의 정치세력의 발굴 및 확대가 절실하다는 성찰적 체험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정치의 변방으로 여전히 인식되고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 국가경영의 자리에 이를 수 있는 것은 다선의 국회의원이나 노회한 정치인이 아니라,용기있고 신념있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려는 의지인층의 형성이라는 시대 정신이 표출되어야 생동감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또한 양 후보는 과거 강원인구의 55%를 점하였던 영동지역이 45% 이하로 급감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근원적 해결 대안의 강구책,그리고 인구 30만 이상의 도시는 자생적 지원을 하고 기타지역은 도가 적극적으로 재정지원 및 기관형성을 추진하려는 2+16의 전략수립의 의지 표출이 필요했었다.

도민은 정책의 중심에 ‘사람’이 있고 그들의 욕구가 녹아있는 살아 있는 정책,강원도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끄집어 낼 수 있는 야전사령관 같은 도지사 그리고 차기 국정지도자로서의 모습까지도 보고싶어 한다.다음 토론회에서는 용호상박의 논박과 실천적 대안이 6월의 빛줄기처럼 쏟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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