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바다에서 관광‘대박’ 건져올렸다
동해안 어촌의 변신, 현장을 가다
400세대 인구 700명 작은 어촌
투명카누·스노클링 등 체험 도입
매년 100만명 넘는 관광객 북적
레이바이크·해상케이블카 등
관광어촌 발전 밀고 끌고 한몫
마을 청년 귀향 정착 고무적 소식
여름 주차장·상하수도 부족 과제

▲ 삼척 장호어촌체험마을의‘바다체험장’에서 체험 관광객들이 투명카누와 바다래프팅 등의 체험 재미에 빠져있다.체험장을 감싸고 있는 바위섬은 장호항의 자연 랜드마크인 ‘둔대바위’이다. 사진제공/삼척시
▲ 삼척 장호어촌체험마을의‘바다체험장’에서 체험 관광객들이 투명카누와 바다래프팅 등의 체험 재미에 빠져있다.체험장을 감싸고 있는 바위섬은 장호항의 자연 랜드마크인 ‘둔대바위’이다. 사진제공/삼척시
삼척시 근덕면 장호리와 용화리 어촌마을 얘기다.용화·장호리는 동해안에서 어촌체험 ‘대박’ 마을로 손꼽히는 곳이다.삼척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2017년) 여름해수욕장 개장 기간(7월 14일∼8월 20일) 중 장호(62만명)·용화(44만명) 해수욕장 피서객은 모두 106만명에 달했다.지난 2015년 102만명 이후 3년 연속 100만명 이상 피서객이 몰렸다.지난해 피서철 주말에 비가 이어지는 등 여름 날씨가 고르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106만명 피서객은 더욱 고무적이다.이 마을이 불과 5년전(2012년)만 해도 피서객이 고작 8만명에 불과했던 곳 이라고 하면 다들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다.장호·용화마을은 2013년 피서객이 58만명으로 수직 상승하더니 3년 연속 매년 100만명을 가볍게 넘기고 있다.

■ 어촌체험-어촌 변신에 시동을 걸다

어항,장호항을 품고있는 장호1리는 어촌체험마을로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마을 어촌계에서는 투명카누와 스노클링,낚시어선 등의 어촌체험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운영하고 있다.체험은 5∼6월에는 주말과 휴일,7∼8월 피서 성수기에는 매일,9월 이후 추석연휴까지는 다시 주말·휴일 체제로 운영된다.

바닷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카누의 매력과 청정바다에서 즐기는 스노클링의 재미가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각지에서 체험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지난 2013년까지 한해 3만∼4만명 수준이던 어촌 체험객은 지난해에는 8만7000명까지 늘었다.순수 관광을 위한 마을 방문객만 따지면 연간 35만명을 넘는다는 것이 삼척시의 집계이다.

장호1리는 2000년대 초반부터 어촌체험으로 변신을 시도하더니 2007년에는 해양수산부에서 실시한 어촌체험마을 선정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상훈 장호1리 어촌계장은 “지난 2014년 이후 어촌관광과 체험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되면서 관광어촌 발전도 날개를 단 격이 됐다”며 “고향 마을이 변모하면서 최근 3∼4년 사이에 젊은이 10여명이 다시 마을로 돌아와 정착했다는 점도 매우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어촌체험 관광상품은 이제 인근의 용화마을과 갈남마을까지 확산되고 있다.장호와 용화·갈남마을의 어촌체험은 관광발전과 함께 주민 고용 창출,소득 증대 등의 다양한 효과를 창출하는 효자 상품으로 가치를 더하고 있다.이들 마을의 어촌체험은 주민주도형 사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호평을 받고 있다.

용화2리 주민 김동윤(62) 씨는 “예전에는 작은 해수욕장에서 여름 한철 피서객들을 상대로 민박 운영을 하는 것 정도가 소득의 전부였는데,지금은 음식·숙박,체험 등 다방면의 소득창출이 이뤄지고,주민 고용 효과까지 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향후 발전과제

주민들은 주차장 확충이 급선무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이상훈 장호1리 어촌계장은 “여름 피서철 성수기에는 마을 밖 지방도에서 마을 안 항구까지 500여m를 이동하는데 40분 이상이 걸리는 일이 다반사”라고 전했다.이 때문에 어촌체험을 즐기려고 장호항을 찾아왔다가 아예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돌아가는 방문객도 부지기수다.

체험객과 피서객이 급증하면서 쓰레기 처리와 하수도 시설 확충도 시급한 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삼척시 관계자들은 “관광객이 몰리다보니 여름 성수기에는 매일 쓰레기와 하수·분뇨를 퍼내는 일이 거의 ‘전쟁’ 상황처럼 반복되고 있다”고 관광·피서경기 호황 속의 고충을 토로했다.

박원희 삼척시 근덕면장은 “용화·장호마을의 경우 하수시설 등이 과거 자연부락의 주민 용량에 맞춰져 있는데,여름 피서철에 100만명 이상이 몰리다보니 쓰레기 처리와 상·하수도 수요가 포화 상태”라며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1200t 처리용량의 하수종말처리시설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하수처리시설이 증설되면 장호·용화 마을은 기존 270t시설에 더해 최대 1470t 처리 용량을 갖추게 되지만,펜션 등의 숙박시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증설 부담을 안고있다.

여름 한철에 편중되는 어촌체험프로그램의 파급효과를 연중 체험으로 확대하는 것도 발전 과제로 꼽힌다.현재 장호어촌체험마을의 체험객은 80% 이상이 여름 피서철에 집중되고 있다.정의선 강릉원주대 명예교수(관광학)는 “2020년에 경북 포항∼삼척을 잇는 동해중부선 철도가 개통되면 체류형 체험관광어촌 발전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바다 수온의 영향을 받지않는 투명카누와 낚시배 등을 중심으로 봄·가을 상시 체험 확대책을 강구,관광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동열·이서영

>> 용화·장호마을은

큰 산줄기 바닷가까지 뻗어
삼척 남단 자연형 어촌마을


삼척시 근덕면 남단에 자리잡고 있는 전형적인 자연형 어촌마을이다.큰 산줄기가 바닷가까지 뻗어내리면서 과거에는 육로 접근조차 쉽지 않았다.그러나 ‘한국의 나폴리’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비경을 자랑하는 미항(美港)의 존재가 알려지고,차별화된 어촌체험프로그램이 더해지면서 2000년대들어 관광어촌으로 발전을 거듭했다.지난 2010년에는 근덕면 궁촌리∼용화리 사이 5.4㎞ 바닷가에 해양레일바이크 시설이 설치되면서 관광발전에 가속도가 붙었다.지난해 9월에는 용화리∼장호리를 잇는 바다 위 874m에 ‘해상 케이블카’ 관광시설이 가동을 시작해 시너지 효과를 유발하고 있다.레일바이크를 타고 용화리 해변에 도착한 뒤 다시 해상 케이블카를 타고 장호항까지 바다 위를 건너는 짜릿한 이색관광이 연이어 펼쳐지면서 관광·체험객들이 더욱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이와 함께 지난해 3월에는 국민여가캠핑장 사업으로 장호리 308번지 일원 1만8455㎡ 부지에 장호비치캠핑장이 개장,인기를 끌고 있다. 최동열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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