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엊그제는 양양의 낮 최고기온이 33.5를 기록,올 들어 첫 폭염특보가 내려지기도 했다.여름은 더워야 제 맛이라고 한다.덥든 춥든 날씨를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그러나 이런 고온현상이 이어지다보면 생활 불편을 호소하거나 건강에 적신호가 오기도 한다.일찌감치 7,8월의 폭염을 연상하게 하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마음의 준비라도 해야 할 것 같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들이 직사광선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최근 폭염이 정신건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끈다.정신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가운데 15%가 폭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서울대 연구팀이 2003년부터 11년간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대전 등 6대 도시를 대상으로 ‘폭염과 정신질환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다.

이 기간 기온이 상위 1%인 29.4도 이상을 폭염으로 규정하고 정신질환 응급환자 16만6579건을 조사했더니 14.6%가 폭염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65세 이상 노인층의 경우 19.1%로 상대적으로 그 연관성이 높게 나왔다.질환별로는 불안이 31.6%로 가장 많았으며 치매(20.5%) 조현병(19.2%) 우울증(11.6%) 순으로 나타났다.폭염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노약자가 더위에 취약하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지만 이런 조사 결과는 새삼스러운 경각심을 갖게 한다.

실제로 한여름 폭염 때문에 일사병에 걸리거나 심할 경우 목숨을 잃는 일까지 생긴다.모든 생명체는 뜨거운 기운과 찬 기운을 모두 내포한다.인체 가운데 심장은 불의 기운에,신장은 물의 기운에 속한다고 한다.이 두 가지 기운이 조화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이 균형이 깨질 때 건강을 위협받게 된다.이런 상극의 기운을 잘 다스리는 것이 바로 한의학의 요체다.

아래의 찬 기운과 위의 뜨거운 기운이 한쪽으로 몰리지 않게 해야 한다.불기운은 가라앉히고 물 기운은 끌어올려 두 극단을 중화시키는 것이 바로 수승화강(水昇火降)이다.요즘처럼 바깥 기온이 올라가면 그만큼 인체도 열 받기 쉽다.어찌 사람의 몸만 그러랴.목하 세상 돌아가는 일이 그러하다.6·13 지방선거,북미회담,러시아 월드컵 등등 온통 뜨거운 것 들 뿐이다.수승화강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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