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기반 취약' 꼬리표 떼려 '민주당 야전사령관' 자임
지방선거 승리에 기여…2020년 총선까지 '당심' 확보 주력할 듯

▲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안국빌딩에 마련된 캠프 사무실에서 당선이 유력시 되자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안국빌딩에 마련된 캠프 사무실에서 당선이 유력시 되자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지방선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가 웃었다.

여론조사상 줄곧 선두를 지키고서 '대세론'에 쐐기를 박았다.

서울시를 2022년까지 10년간 이끌게 되는 그는 조선 시대 서울시장 격인 한성판윤부터 따져도 '최장수 서울시장'이다. 3선 시장으로 입지를 탄탄히 다진 만큼 향후대권 행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는 6·13 지방선거의 '민주당 야전사령관'을 자임했다. 자신의 선거보다는 서울 25개구 구청장 선거에 나선 같은 당 후보와 시의원·구의원 후보를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자유한국당 소속 구청장이 이끌어온 강남·서초·송파·중랑·중구에 공을들였다. '25개구 구청장을 민주당이 싹쓸이하겠다'며 이들 선거구만 5∼6차례 반복해서 찾아갔다.

선거캠프에는 민주당 국회의원 39명을 대거 끌어들여 '대선 캠프급'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런 행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승리에 기여해 당내 기반을 확고히 다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둬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꼬리표는 내내 '박원순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서울시를 이끄는 데 집중하면서 정치적 역할 또한 제한적이었다.

그는 투표일 전날인 지난 1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1년·2014년 두 번의 선거에선 제 당선의 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오로지 당을 위해, 당이 공천한 후보를 위해 혼신을 다해 뛰었다"고 밝혔다.

"이제 제가 당과 거리가 있는 후보라고는 아무도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지난해 초 19대 대선 후보에 도전했으나 지지율 상승에 한계를 보여 당내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차기 대선 도전 여부는 이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때부터 화두였다. 박영선·우상호 의원 등 경선에 참여한 도전자들은 그가 2022년 차기 대선에 출마하면 시장직을 중도에 그만둬야 한다며 "대선 불출마를 하는 게 서울시민에 대한 예의"라며 압박했다.

본선 때는 안철수·김문수 후보에게 "다음 대선을 준비하느라 실적 위주 시정을운영했다"는 공격을 받았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당내 입지를 다져 대권 가도가 탄탄해졌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당분간 대선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 과정에서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한 질문을 수차례 받았으나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돕는 게 지금 제가 할 일"이라며 "대선은 지금 제 머릿속에 없다"고 답을피했다.

유세 때는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평화와 번영을 지켜주고 응원하는 선거다. 문 대통령과 박원순이 '원팀'이 돼 평화의 길을 열겠다"며 서울시장으로서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 측근은 "이제 막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마당에 대선 얘기는 너무 이르다"며 "문재인 정부에 부담되는 행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20년 총선까지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뛰어 '당심'(黨心)과 '민주당정체성'을 충분히 확보한 뒤 대권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그는 앞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나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해 '고난의 길'을 걷고서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있었으나 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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