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매거진 OFF] 속초 물회
뱃사람 배고픔 달래던 음식서 유래 각종 활어·채소 넣고 고추장 육수로 풍미 더해

‘00미식회’에 소개된 속초 물회는 여름철 대표 음식이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은 “1990년대 휴가철 동해안을 여행하는 관광객 덕분에 속초 물회가 가장 먼저 알려졌다”고 소개하고, 푸드 스타일리스트 홍신애는 “속초 물회는 식초의 맛을 잘 살려내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 어민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시원한 속초 물회로 더위를 날려보자.

여름이면 속초는 얼음을 동동 띄운 시원한 물회를 찾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물회는 속초 항포구 및 관광수산시장 등 활어를 판매하는 곳이면 어디든 맛볼 수 있다.제철 해산물과 신선한 채소,새콤한 육수가 맛난 물회 한 사발이면 여름철 더위가 절로 달아난다.

아침 해장거리로 물회를 들이켜 본 술꾼들은 숙취로 쓰린 속 다스리기에는 물회만 한 것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살아있는 싱싱한 활어로 만들어 내는 물회는 더위에 지쳐 있는 이들에게 입맛과 생기를 되찾아 주는 보양식이기도 하다.

물회는 원래 어부들의 음식(간식)이었다.풍어를 이룰 때 숨돌릴 틈도 없이 바쁜 어부들이 빨리 먹을 수 있고 속도 든든한 것이 없을까 하는 고민 끝에 만든 음식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싱싱한 생선살 몇점에 고추장 몇 숟가락을 넣고 비비다 물을 넣어 마셨던 물회는 어부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던 고마운 음식이자 해장국이다.이들이 육지에 돌아와 배 위에서 먹던 물회가 생각나 만들었던 것이 식당을 차리게 되면서 널리 퍼지게 된 것이다.

물회를 만드는 데는 정해진 룰이 없다.물회의 종류는 백가지가 넘는다.오징어를 넣으면 오징어 물회,가자미를 넣으면 가자미 물회가 된다.대표적으로 오징어와 가자미 물회가 가장 유명하지만 한치,광어,쥐치,숭어,방어,해삼,성게 알 등 물회로 쓰이는 고기는 셀 수 없이 많다.한두 종류를 섞어도 되며 모든 것을 다 섞어 먹으면 모듬물회가 된다.물회 주문 시 나오는 공기밥과 소면은 취향에 맞게 육수에 넣어 먹으면 되며 그 맛 또한 일품이다.물회의 이름은 재료가 결정한다면 맛은 육수가 결정한다.집집마다 고추장 맛이 다르듯 속초의 수많은 물회집도 저마다 특유의 재료를 써 승부한다.어느집은 고추장,고춧가루와 함께 배즙,양파즙,무,약초 등 자연에서 찾은 재료를 첨가해 풍미를 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물회가 유명해지기 시작한 2000년대 후반부터는 시원함을 극대화 하기 위해 얼음을 보슬보슬 갈아 만든 육수까지 나왔다.담아내는 그릇도 냄비,항아리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기도 했다. 박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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