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평가 잠정결과 도내대학 충격
원주권·전문대 다수 2단계 대상
대학 70% 정원·재정 제재 위기
대학 보고서 준비 기간 태부족
3개월 후 신입생 모집도 비상
대학 관계자 “충청권 동일 권역땐
강원도 불리 이의제기 무시·강행”
대학들 “강원도 죽이기” 분노

▲ 긴장된 표정으로 가결과 확인 김명동(사진 앞줄 왼쪽) 강원대 기획처장과 윤영두(사진 앞줄 오른쪽) 대외협력본부장을 비롯한 강원대 교직원들이 20일 오전 기획처장실에서 ‘2018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1단계 진단 가(假)결과(잠정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서영
▲ 긴장된 표정으로 가결과 확인 김명동(사진 앞줄 왼쪽) 강원대 기획처장과 윤영두(사진 앞줄 오른쪽) 대외협력본부장을 비롯한 강원대 교직원들이 20일 오전 기획처장실에서 ‘2018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1단계 진단 가(假)결과(잠정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서영

2018년 대학기본역량 진단 1단계 가(假)결과(잠정결과) 강원도내 4년제·전문대학 16곳 중 11곳이 2단계 평가 대상에 포함되면서 정원감축과 재정지원 제한 위기를 맞자 도내 대학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지난 1주기 구조개혁평가 당시 하위등급이었던 동해 한중대가 결국 지난해 폐교됐던 만큼 각 대학들은 이번 결과를 ‘릴레이 폐교’ 신호탄으로 우려하고 있다.

도내 대학 70% 제재위기

예비 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된 곳은 강릉원주대,강원대,한림대,강원도립대,한림성심대 등 5개 대학이 전부다.전체 평가 대상이 16곳인 점을 감안하면 70%가 2단계 평가대상으로 정원감축과 재정지원 제한 제재를 받게 될 위기에 처했다.2단계 평가대상에 포함된 대학들은 7월 중 대학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정밀 진단을 받고 1·2단계 결과를 합산해 8월 역량강화대학과 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각각 구분된다.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거나 예비자율개선대학 중 부정·비리 제재 적용을 받아 탈락하는 대학이 발생할 경우 일부 학교들은 자율개선대학으로 구사일생 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역량강화대학이나 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확정될 전망이다.

역량강화대학으로 구분되면 정부의 일반재정지원사업에 일부 참여할 수는 있지만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교육부가 하위 36% 대학에서 정원 2만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만큼 ‘평가 예외’ 대학 30곳을 포함한 하위 116개 학교 당 평균 감축정원은 172명으로 추산된다.교육부는 역량강화대학과 재정지원제한 대학 간 각각 다른 비율을 적용해 정원을 감축할 방침이다.도내 한 4년제 대학 교수는 “입학정원을 200명 가까이 줄일 경우 그만큼 등록금이 줄어들게 되는데 이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대학들은 예산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최하위 대학들이 포함되는 재정지원제한 대학에 이름을 올리면 사실상 퇴출 대상이다.이들 대학들은 정원감축은 물론이고 정부의 일반재정사업 참여가 제한된다.또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도 일부 또는 전면 제한된다.

원주권·전문대학 타격 집중

강원도내 대학 중 ‘2단계 평가 대상’에는 원주권 대학,전문대학들이 집중됐다.도내 각 대학에 따르면 4년제 대학에서는 경동대,가톨릭관동대,상지대,연세대원주캠퍼스,한라대가 2단계 평가 대상에 올랐으며 전문대학들의 경우 강릉영동대,송곡대,송호대,세경대,상지영서대,강원관광대등이다.특히원주의 경우 지역에 위치한 4년제·전문대학 4곳(상지대,상지영서대,한라대,연세대원주캠퍼스) 모두 2단계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문대의 충격은 더욱 크다.평가 대상 8곳 중 강원도립대와 한림성심대를 제외한 6개 대학이 모두 2단계 평가대상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세경대와 송곡대,송호대,상지영서대 등은 지난 1주기 구조개혁평가에 이어 이번 평가 가결과에서도 정부 제재를 피할 수 없게 됐다.각 대학들은 발표 당일인 20일 오전부터 긴급회의를 갖고 이의신청을 검토하는 등 대책마련에 돌입했다.무엇보다 충청과 같은 권역에 묶인 상황에서 도내에서 2개 대학만 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된 반면 충청권에서는 16개교가 이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내 전문대학총장협의회 차원에서 공동대응을 모색할 전망이다.전문대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충청권과 같은 권역으로 묶이면 강원도가 절대 불리하다고 이의제기를 했지만 교육부가 이를 강행하더니 결국 강원도내 대학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며 “인구수도 적고 각종 인프라도 부족한 강원도내 전문대학을 제물 삼아 타 지역 대학을 살린 꼴 밖에 되지 않는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B전문대학 관계자도 “가결과를 보면 ‘강원도 죽이기’라는 생각이 든다”며 “세종시가 들어서면서 충청권이 점점 발전한 반면 강원도는 쇠퇴를 거듭하고 있어 강원도내 대학들이 절대 불리하다”고 말했다.

신입생 모집 직격탄 우려

2단계 평가 대상으로 분류된 대학들이 직면한 또다른 문제점 중 하나는 부족한 준비기간이다.이들 대학들 중 4년제 대학은 7월11일까지,전문대학들은 7월12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하고 내달 중 서면 및 현장진단을 다시 받아야 한다.대학의 존폐가 걸린 2단계 평가지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20일 남짓이어서 각 대학들에 비상이 걸렸다.2단계 평가를 준비해야 하는 학교들은 미흡한 지표를 전면 재검토하고 이를 수정,보완하는 작업에 주력할 방침이다.C전문대학 관계자는 “사실 대학마다 점수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미흡했는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며 “내심 좋은 결과를 기대했는데 또 다시 준비를 해야 하니 기운이 빠진다”고 말했다.가결과이기는 하지만 도내 대부분의 대학들이 살생부 명단에 오르면서 당장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도내 대학들의 신입생 모집에도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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