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 미상봉 이산가족
남북훈풍에 상봉재개 희망
“생사 확인이라도 하고싶어”

▲ 22일 대한적십자사와 통일부가 개최한 강원지역 미상봉 이산가족 초청행사가 고성군 토성면 델피노 골프앤리조트에서 이산가족 180여명이 참석해 열린 가운데 이산1세대 참석자가 이산상봉 영상을 보고 눈물을 손수건으로 훔치고 있다.  박상동
▲ 22일 대한적십자사와 통일부가 개최한 강원지역 미상봉 이산가족 초청행사가 고성군 토성면 델피노 골프앤리조트에서 이산가족 180여명이 참석해 열린 가운데 이산1세대 참석자가 이산상봉 영상을 보고 눈물을 손수건으로 훔치고 있다. 박상동
“상봉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신 두 형님의 한을 이번에는 풀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2일 오전 속초 델피노골프앤리조트에서 강원지역(강릉·속초·고성·양양) 이산가족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강원지역 미상봉 이산가족 초청행사’에 참석한 이산가족 남규호(86·강릉)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북강원도 원산이 고향인 그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산가족 최종명단에 들지 못해 8·15이산가족 상봉행사 합의를 위한 적십자회담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때보다 컸다.남 할아버지는 “6·25전쟁 당시 엄청난 폭격 속에 어머니를 비롯 5명의 동생들과 인사조차 못한 채 생이별했다”며 “이산가족 상봉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뜬 두 형님을 대신해 북에 살아있을 동생들을 꼭 한번 만나고 싶다”고 울먹였다.

남 할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원산이 고향인 장석원(73·속초)씨는 북에 남겨진 아버지만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6·25전쟁 당시 6살이던 장씨는 어머니와 함께 양양에 있는 할아버지 집으로 피난을 내려왔지만 장씨의 아버지는 끝내 내려오지 못했다.장씨는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수차례 했지만 단 한번도 선정되지 못했고,어머니는 20여년 전에 돌아가셨다”며 “아버지의 생사확인이라도 해 어머니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산가족 김영호(82·속초)씨도 한국전쟁 이후 헤어진 숙부 3명을 찾고 있다.당시 양구에서 살던 김씨의 숙부들은 인천상륙작전 이후 후퇴하는 인민군에게 강제로 끌려가 의용군에 배속됐다.막내 숙부는 탈출해 김씨의 집으로 숨었지만 또다시 인민군에게 끌려갔다.김씨는 “아버지가 35년전 돌아가실때 자신이 제대로 숨겨주지 못해 막내동생이 끌려갔다면서 자책하셨다”며 “이번 정부 들어서 남북 평화무드가 이어지고 있는데,더 늦기 전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생존 이산가족은 지난 2007년 5561명,2012년 4433명,2017년 3538명,올해 5월말 현재 3440명 등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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