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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철도여행에 대한 단상

김재성 2018년 06월 25일 월요일
▲ 김재성 변호사
▲ 김재성 변호사
중학교 때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가던 시절 기차를 타고 지금은 사라진 도계 스위치백을 지나 강릉역에서 내려 버스로 다시 갈아타고 바닷가를 따라 올라가면서 폐쇄된 철도흔적들을 보고 아쉬워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우리는 1945년 일제의 폐망으로 광복을 맞이하였으나 분단되어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의 남쪽부분에 한정된 부분을 우리 삶의 기반으로 삼아 생활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섬아닌 섬나라로서 생활하였고 우리의 대외진출 방법은 바다를 이용해야 했다.

이 시절 유라시아를 철도로 횡단하면서 거친 시베리아의 모습을 보고 바이칼호에 내려 이국적인 풍광을 만끽하며 유럽으로 갈수 있다는 것을 지도상으로 확인할 수는 있었으나 북중러와 한미일이 대립하던 냉전시대에는 그것은 비현실적인 환상에 가까운 것으로 치부되었다.하지만 냉전시대의 이념적 대립은 희석되었고 세계적으로 마지막 냉전으로 여겨지고 있는 동북아시아 대분단 체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는 것 같다.

4·27 판문점선언 이후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결과가 초래할 대결구도의 변화에 대비하여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이제는 한반도에서 냉전적 대결 구도의 경향은 감소하고 지경학적 관점에서의 경제적 이익 추구의 경향이 증가할 것으로 보는 것도 무리한 추론은 아닐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경원선보다는 실현가능성이 높은 동해북부선을 통하여 북한의 동해안을 따라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시키는 사업에 대한 논의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판문점선언에서 언급되었고 그동안 북한의 반대로 난관에 봉착하였던 유라시아철도 운송제도와 협정,기술 분야협력을 위한 국제철도협력기구 가입도 북한이 태도를 변경하여 이루어 졌다.

하지만 북핵실험과 관련하여 유엔차원에서 엄격한 국제적 대북제재가 실행되고 있고 사실상 모든 물류와 자금지원이 인도적 목적을 위한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유엔제재위위원회의 만장일치에 의한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과 미국의 독자 제재도 같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대북투자를 위한 본질적 문제 해결 없이 지금 당장 현실화되기는 어렵다.

북한의 비핵화의지 진정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와는 다른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는 것은 사실이다.김정은 위원장은 4·27 판문점회담과정에서 북한의 낙후된 교통시설문제를 솔직히 인정하였고 중국방문과정에서도 농업과 철도기술문제에 관심을 보였다.문재인대통령도 러시아 방문에 즈음하여 철도,가스,전기 등의 분야에 대한 협력강화의지를 밝혔고 이러한 경제협력은 한반도의 북쪽에 위치한 북한을 거쳐야만 가능한일이다.

남북 간이 대립하는 한반도의 소분단체제의 긴장이 완화되고 이를 전제로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관계국들이 그동안의 대립적 구조가 아닌 상호 상생 할 수 있는 체제를 지향할 때 실질적인 남북한 경제협력의 일환으로서의 동해북부선이 북한을 거쳐 유라시아 횡단철도와 연결되는 현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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