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하창수 소설가 ‘달의 연대기’

20여 년의 세월,소설가는 달에 수시로 드나들었고 그 이야기를 열한 편의 소설로 풀어냈다.

춘천에서 활동하는 하창수(사진) 소설가가 새 소설집 ‘달의 연대기’를 펴냈다.제목에서 드러나듯 이번 책에는 ‘달’과 관련한 중·단편 소설 11편이 담겼다.

1995년 발표작 ‘달의 거리’를 시작으로 1997년 ‘달 클럽’,2001년 ‘수도원의 달’,2005년 ‘달의 귀환’,2010년 ‘무서운 독서가의 달’을 거쳐 2018년 ‘달의 사랑’까지.이번 소설집에서는 작가가 지난 23년간 ‘달에서 살다온 때’를 그린 열한 가지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만나볼 수 있다.달을 찾는 이가 다른 누구도 아닌 ‘소설가’이기에 결국 소설은 이 시대 문학이 갖는 의미와 소설가의 역할에 대한 고찰로 귀결된다.이 점에서 이번 책에 실린 여러 작품은 발표 당시 많은 동료 작가와 평론가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작고한 이청준 소설가는 1998년 발표작 ‘나는 달’에 대해 “위장과 가짜 성세 속에서도 끝내 우리 삶의 아름다운 정화를 꿈꿔야하는 문학의 아픔에 함께 한숨짓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으며 문흥술 평론가는 2002년 발표작 ‘월면보행’을 두고 “좋은 소설가는 세상의 열기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공간에 자신을 위치시키고 현상 뒤에 내재한 본질을 치열하게 탐색해 들어가야 한다는 작가의 성찰이 와 닿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하창수 소설가는 1987년 계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청산유감’이 당선되며 등단했다.1991년 장편소설 ‘돌아서지 않는 사람들’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92년부터는 춘천에 터를 잡고 소설집 ‘수선화를 꺾다’ ‘서른 개의 문을 지나온 사람’,장편소설 ‘허무총’ ‘1987’ ‘천국에서 돌아오다’ 등을 펴냈다.어니스트 헤밍웨이,F.스콧 피츠제럴드 등 주요 영미 작가들의 소설을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등단 30주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현진건문학상과 강원문화예술상을 수상했다.도서출판 북인 324쪽 1만3000원. 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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