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백두대간을 넘나들며 하얗게 핀 감자꽃을 볼 때마다 화천 간척리 텃밭 생각이 났습니다.그래서 화천과 양구로 선거운동을 다닐 때는 슬쩍 들리기도 했습니다.올해는 밭에 자주 들리지 못할 것 같아 감자대신 고구마와 옥수수를 심었습니다.이젠 주말이면 밭에 나갑니다.옥수수가 아이들 키만큼 자랐고,고구마도 줄기를 쭉쭉 뻗고 있습니다.고맙기만 합니다.털썩 농막에 앉아 땀을 닦습니다.치열했던 선거운동 기간 땀 참 많이 흘렸다는 생각이 듭니다.동행했던 지인들이 사진에 담아 올려준 얼굴에는 늘 땀방울이 맺혀있었습니다.

‘선출직 공직자’란 자리를 생각해봅니다.당선자들은 오늘부터 선출직 공직자로서 임기 4년을 시작합니다.강원도 18개 시군을 돌며 도민들을 만났습니다.손을 잡고,눈을 맞추고,이야기를 들었습니다.유세 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을 때는 “도민 여러분이 민병희 배후입니다.민병희란 도구 잘 써주십시오”라고 호소했습니다.감히,말씀드리지만 당선의 기쁨은 잠시였고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지난 8년의 성과를 잘 갈무리하고 앞으로 4년,강원교육의 큰 흐름을 어떻게 만들어갈까 고민이 깊습니다.2010년 주민 직선 초대 교육감으로 임기를 시작할 때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아이들,지금 중학교 3학년입니다.4년 임기가 끝날 때쯤이면 자신의 꿈을 찾아 취업하거나 대학에 진학할 겁니다.‘우리 아이들의 보통교육 12년을 함께 하는구나!’ 무거운 책임감에 아찔한 현기증을 느낍니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 싶다가 도민들과 맺은 약속을 떠올리고는 마음이 놓입니다.‘기초가 강한 교육,미래를 여는 교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돈 안 드는 교육’ ‘한사람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 ‘내 집처럼 편안하고 안전한 학교’ ‘마을과 학교가 함께 키우는 민주시민’.

쉽지 않은 일이지만 흔들림 없이 가겠습니다.교육청이 먼저 불필요한 일을 걷어내고 군살은 과감히 줄여 학교를 지원하는 일에만 집중할 것입니다.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협력을 끌어내 지역과 함께하는 강원교육의 큰 그림을 그리겠습니다.3선 교육감의 힘으로 대한민국 교육을 흐름을 사람중심으로 바꾸겠습니다.강원도에서 처음 시행된 교육정책들이 이미 국가 교육정책으로 반영돼 왔습니다.문재인 정부와 철학을 같이 하는 교육감들이 힘을 합쳐 대학입시제도와 국가 교육과정을 개선하고 교육자치와 학교민주주의를 완성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를 떠올릴 때,지금 어른들이 떠올리는 이미지와 다른 모습이길 기대합니다.‘실력 있는 선생님들이 늘 친절하게 대해주던 곳’,‘우리의 꿈을 응원하고 인격체로 존중해 주던 곳’,그곳이 바로 ‘학교’여야 합니다.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 끝이 선들 합니다.고랑을 돌며 풀을 매고 나니 해가 집니다.문득 옥수수와 고구마에 간척리를 다녀간 모든 것들의 흔적이 들어있겠구나 싶습니다.햇살도,바람도,별빛도,빗방울도,나와 아내의 손길도….모두 함께 키웠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의 학창시절에는 우리 사회의 과거와 미래가 압축돼 있습니다.인류의 오랜 지혜를 이어가고 미래사회의 전망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힘이 바로 교육에 달려 있습니다.이 막중한 책무를 잊지 않겠습니다.아이들을 더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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