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1년
주말 하루평균 2만2657대 이용
예상 통행량보다 약 30% 낮아
속초·양양 관광지 개통 특수
교통량 분산·물류여건 개선
홍천 전년비 통행량 40% 감소
기업유치·산단 유치 효과 미미

‘강원 실크로드’로 불리며 동북아 물류 및 관광 중심지로의 부푼 기대를 안고 문을 연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 1주년을 맞았다.지난해 6월30일 개통한 서울 양양고속도로는 기존 2009년 개통한 서울∼춘천 구간에 이어 동홍천∼양양구간까지 확장되면서 한반도 동서를 잇는 축으로 강원도 발전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개통 1년을 맞아 동해안 지역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광객 증가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남북 경제협력의 요충지 역할로도 주목받고 있다.하지만 노선이 관통하는 지역의 관광객 감소,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통행량 등 투입자본 대비 개통효과가 미비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서울양양고속도로가 지역경제에 미친 득과 실을 살펴봤다.



2일 한국도로공사 강원본부와 서울춘천고속도로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1년동안 새로 개통된 동홍천∼양양 구간을 이용한 차량은 전체 634만5298대(입출구 통행량)로 하루평균 1만7384대가 이용했다.주중에는 하루평균 1만5236대,주말에는 하루평균 2만2657대가 이용,개통 전 기대했던 주중 평균(2만5000대)과 주말평균(3만2000대)에는 각각 39%,29% 못 미쳤다.구간별로는 서울∼춘천 구간은 하루 평균 10만5256대(출구 기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했으며 주중에는 평균 9만8102대,주말에는 평균 12만2968대가 강원도를 찾았다.동홍천∼양양구간을 이용한 차량은 313만9680대(출구 기준)를 기록했다.



▲ 명소로 자리매김한 내린천 휴게소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 1주년을 맞은 가운데 동홍천∼양양구간에 국내 최초 상공형으로 지어진 내린천 휴게소가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명소로 자리매김한 내린천 휴게소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 1주년을 맞은 가운데 동홍천∼양양구간에 국내 최초 상공형으로 지어진 내린천 휴게소가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동해안 부동산 열풍의 주역

개통 후 가장 큰 효과를 본 곳은 단연 동해안 지역이다.주말이면 동해안 일대 인산인해를 이룰정도로 관광객이 크게 증가했고,속초 중앙시장을 비롯한 인근 관광지에는 곳곳마다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고속도로 개통 전과는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동해안 지역 주요 관광지의 입장객도 크게 늘었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속초와 양양 주요 관광지 방문객은 전년동기대비 86.8%,48% 증가했으며 지난해 하반기 속초 아바이 마을의 경우 입장객이 34만1328명으로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34.8% 늘었다.양양 낙산사는 지난해 전년동기대비 27%,강릉 정동진은 50% 넘게 증가했다.

서울 등 수도권과 바다를 볼 수 있는 동해안이 가까워지자 땅값이 요동쳤다.올해 국토교통부 공시지가 조사 결과,전년대비 속초 10.56%,양양 9.98%,강릉 9.88%,고성 9.79% 상승하는 등 부동산 열풍이 불고 있다.또 공동주택 신축이나 분양 등 공급물량이 확대되고 있으며 해안가 중심으로 세컨드 하우스 열풍이 불며 속초의 한 아파트 분양권 프리미엄이 1억5000만원을 넘게 치솟는 등 개통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와함께 영동고속도로의 분산 효과로 강원도 교통 및 물류여건 개선에 한 몫했다는 분석도 나왔다.전체 노선이 개통되기 전 서울∼춘천 구간의 하루 평균 교통량(출구통행량 기준)은 9만8631대였으나 개통 후 교통량이 6.3%가량 증가했다.반면 같은 기간 영동고속도로는 동홍천∼양양 구간의 개통 전보다 9%가량 감소해 개통 전 기대했던 교통량 분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유 지역의 그림자

서울양양고속도로 통과지역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특히 예측 통행량을 밑돌면서 기존 4조8000억여원의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특히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직격탄을 맞은 홍천과 인제는 개통 이후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며 지역 침체에 대한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동홍천나들목 구간의 경우 지난해 개통이후 전년대비 통행량이 40% 줄었다.분산 효과가 나타나기는 했지만 해당 경유지역과 경유 인근 지역상권의 한숨이 쌓이고 있다.홍천∼인제 국도 44호선 주변 상권은 지난해 통행량이 전년대비 60% 줄며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으며 개통 전 주말마다 붐비던 홍천과 인제 일대 휴게소들의 하루 매출은 1000만원대 이하로 급감해 50%가 넘는 매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통과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2016년 하반기 홍천 팔봉산관광지의 경우 4만230명이던 관광객은 지난해 2만8973명으로 두배 가까이 줄었으며 지난해 하반기 인제 DMZ평화공원의 관광객도 2016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18.8% 줄어드는 등 고속도로 개통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또 각 지역의 기업 유치와 산업단지 조성 등 기존 기대했던 것과 달리 현재까지 큰 성과가 없는데다 인근 부동산시장도 상승률이 강원도 평균을 넘지 못하는 수준이다.

노승만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통과지역의 경우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지역도로 교통망 구축과 관광지로 연계할 수 있는 관광 상품화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며 “각 통과지역에서 대응할 수 있는 지역노선 확보와 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김도운 help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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