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한 후보를 돕기위해 모인 구성원들은 강한 연대의식을 갖는다.반드시 필승해야한다는 절박한 공통목표가 있으니 공동체의식이 강할 수 밖에 없다.그러나 연대의식이 긍적적 힘을 발휘할 때는 단결이 필요할 때까지로 말하자면 승리한 캠프에서 연대의식은 더 이상 찾기 어렵다.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행복한 시기에 연대의식이 발동하지 않는 것은 힘을 합해 승리하는 순간 각자 자기의 공적에 비해 보상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저마다 자기가 성공에 기여한 최고 공로자라고 자부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승리한 캠프에는 죽자사자 열심히 후보를 도왔던 사람들이 많다.선거에서는 귀재일지언정 부하로 쓰기에는 부족한 캐릭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할 터인데 당선자의 딜레마는 여기부터 시작된다.당선자가 출발할 배에 함께 승선할 사람은 능력있는 명신이어야하는데 ‘신세진 사람들에게 보은’이라는 요귀의 단어가 공과 사의 선별을 막는다.사사로움에 억메이면 출발부터 난항이다.

제 38대 제럴드 포드 미국 대통령은 운이 좋아 부통령과 대통령직에 오른 정치가였다.뇌물 스캔들로 물러난 부대통령을 대신해 부통령이 되었고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닉슨 대통령을 승계해 대통령이 되었다.포드 대통령은 취임직 후 워터게이트 사건을 비롯 전 대통령 닉슨이 대통령 재직중 저지른 모든 범죄를 사면하겠다고 발표했다.무조건 사면에 대해 국민들은 거세게 저항했다.포드는 개인적 보은에 너무 편향된 대통령으로 두고두고 회자된다.재선에도 실패한다.미국사회가 대통령에 존경과 신뢰를 회복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책 ‘미국을 발칵 뒤집은 판결 31’은 말한다.

민선7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했다.중용은 ‘군자는 시중지도(時中之道)를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여기서 시중이란 상황을 인식하고 그 상황에 합당한 판단을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새출발의 단체장들에게는 개인적 친분이나 의리를 벗어나는 일이 현명한 판단과 선택 즉 시중지도의 첫걸음이다.공정하면 밝아진다는 공명정(公生明)이 명심해야할 초심일 것이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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