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대 의장단 구성, 협치 필요하나 제 역할 하는 게 중요

강원도의회는 지난 4일 제274차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민주당 한금석 의원을 임기 2년의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했다.한 의장은 이날 46명의 의원 가운데 45표를 얻으면서 전폭적 지지 속에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부의장에는 역시 민주당 소속의 박윤미(원주)과 자유한국당 함종국(횡성)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지난 6·13 지방선거를 통해 구성된 도의회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정치지형에 놓여있다.

일단 원만하게 의장단을 구성하고 6개 상임위원장까지 선출하면서 무난하게 임기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그러나 겉으로는 평온하게 임기를 시작하는 것 같지만 안팎의 환경은 이전과는 크게 다르다.민주당 소속 도지사가 3연임을 하게 된 상황에서 의회까지 다수당이 되고 한 의장이 의사봉을 잡게 된 것은 예고된 일이다.집행부와 의회가 여당체제로 재편됐고 18개 시·군과 기초의회 또한 민주당이 대체로 다수를 차지하기는 마찬가지다.향후 4년 임기 동안 여당에 전폭적인 힘이 실리게 됐다는 것을 말한다.강원도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정치 실험에 나서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여당 주도의 민선 7기체제가 중앙정부와도 철학과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강력한 추진력을 갖게 됐다.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일방적 구도에 대한 폐단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다.지방자치가 20년을 넘겼다고는 하지만 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강력한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지 여전히 회의가 많다.단순한 우려가 아니라 강원도가 굵직굵직한 현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우려가 제기됐다.

이런 일방적 정치구도는 다수당에게 기회이기도 하지만 위기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임기 초부터 집행부와 의회에서 나오는 상생과 협력이라는 수사(修辭)는 기대보다 노파심을 갖게 한다.자칫 공조와 협력의 프레임에 빠져 의회의 정체성을 잃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집행부와 의회,의회 내의 여·야간 긴장의 기제가 사라진 것이 사실이다.레고 랜드를 비롯한 딜레마에 빠진 현안을 해결하고 올림픽이후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여야가 적당히 잘 지내고 집행부와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민의라고 곡해해선 안 된다.도의회가 집행부와 ‘동색(同色)’으로 각인되는 것은 자기부정의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가뜩이나 야성(野性)을 잃었다는 의회가 같은 당의 집행부를 향해 각을 세울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의회가 상생할 대상은 야당도 집행부도 아니다.바로 도민이다.의회는 안 싸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제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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