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문부성이 전국의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학력조사 결과를 내놨다.학생들의 국어 산수 수학 성적과 학부모 12만2000명의 설문을 분석한 것인데 책과 신문을 자주 접하는 그룹의 성적이 좋았다고 한다.이 조사는 소득과 학력 등 가정의 사회·경제적 환경을 상위,중상위,중하위,하위 등 4그룹으로 나눠 조사했는데 일반적으로는 물론 상위그룹의 학력이 높았다.

그러나 하위그룹 중 성적이 상위 25%안에 드는 학생을 조사했더니 읽기·생활습관과의 연관성이 발견됐다.가정 형편이 어렵지만 부모나 보호자가 책을 읽어주고,책과 신문을 읽도록 권장한 경우 성적이 상위그룹에 속했다고 한다.규칙적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계획적인 공부를 하도록 한 가정 또한 성적이 높았다.읽는 습관과 규칙적 생활이 성적과 함수 관계에 있다는 것은 많은 정책적 시사점이 던져준다.

10여 년 전 한국을 방문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자신을 ‘읽는 기계’라고 했다.이 짧은 한마디는 그가 어떻게 문명의 흐름을 통찰하고 세계적 석학이 됐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2007년 국가청소년위원회 주최로 열린 한 강연에서 그가 10대 청소년들을 향해 던진 말은 ‘읽으라’는 것이었다.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미래를 내다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그러나 독서를 통해서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은 “책과 신문을 보고,다양한 경험을 하라”는 것으로 요약된다.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흔히 듣는 말이지만 그의 입을 통해 다시 확인한다.그는 2016년 87세의 나이로 타계하기까지 매일 전 세계의 7 가지 신문을 구독했다.매일 아침 신문을 읽느라 손끝이 까맣게 될 정도였다고 한다.그런 독서습관과 사색이 그를 만든 것이다.갈수록 읽는 본능을 잃어가는 요즘세대에게 많을 것을 생각하게 한다.

책이나 신문을 읽는 것보다 영상매체에 익숙한 것이 요즘아이들이다.동화책을 읽거나 위인전을 접하기 전에 스마트폰을 빠져든다.복잡한 디지털기기를 능숙하게 다루고 탐닉하는 모습을 목격한다.이렇게 무방비로 디지털기기에 몰입하다보면 신체적·정신적 균형을 잃고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책이나 신문을 읽지 않는 경향을 그저 시류나 관련 산업의 성쇠의 문제로 볼 수 없는 이유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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