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산이 그리워지는 때이다.지난 주말(7일) 소서(小暑)가 지나면서 더위도 절정을 향해간다.앞으로 한 달 가량이 가장 무더울 것이다.이미 한차례 태풍이 지나갔고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진다.보름 뒤 23일이 대서(大暑)다.크고 작은 혹서의 절기가 다 이 달에 들었다.그러나 사이사이 초복(初伏·17일),중복(中伏·27일)이 끼어 있다.이것쯤 그늘을 찾고 절식(節食)을 먹으며 견뎌온 오랜 삶의 지혜가 있다.

낮 최고 기온이 30도 중반을 훌쩍 웃도는 날이 많다.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르 흘러내린다.할 수만 있다면 한 계절 통째로 건너뛰고 싶을 것이다.그러나 조금만 바꿔 생각하면 이런 때가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게 아닌가싶다.삶의 현장에서 저마다의 목표를 향해 질주해 온 이들의 걸음을 잠시 멈춰 세우는 것이 바로 이 더위다.여름 한 철의 찌는 무더위가 우리 모두에게 선사하는 휴지(休止)의 시간이다.

동해안에서는 벌써 지난 주 해수욕장이 문을 열고 손님맞이에 나섰다.경포를 비롯한 강릉지역 20여 개 해수욕장은 지난 6일 개장식을 갖고 45일 간 운영된다.‘바다향·솔향·커피향과 함께하는 휴양도시 강릉’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피서객을 부른다.양양과 속초지역 해수욕장도 이날 일제히 문을 열었다.11일 동해시,13일 삼척시·고성군에서 마저 문을 열면 동해안 93곳이 모두 8월19일까지 가동된다.

강원도는 수려한 산과 계곡,청정한 바다가 자랑이다.한 여름의 무더위는 많은 사람들이 강원도를 찾게 만들고 그래서 강원도의 진가를 확인해 준다.새삼스러운 것이 아니지만 올해도 국민 대부분이 지난해에 이어 강원도를 최고의 휴가지로 꼽았다.최근 문화관광체육부가 ‘2018 하계휴가실태조사’를 했는데 국민의 55.2%가 휴가를 계획하고 있고,이 가운데 32.1%가 강원도를 찾겠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강원도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멋지게 치러내면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이름을 날렸다.서울양양고속도로와 KTX 강릉선이 개통됐고 관광인프라도 달라졌다.이번 여름은 동계올림픽 이후에 맞는 첫 여름이다.모두가 올림픽으로 치르는 마음으로 여름손님을 맞고 강원도의 품격을 보여줬으면 한다.대관령의 고원,동해의 바다,정선의 계곡을 또 한 번 멋진 ‘여름올림픽’의 무대로 만들어야 하겠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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