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용품 가득 챙긴 아빠와 자녀, 도서관·교회 어디서든 목격

▲ 아빠육아휴직을 의무화한 스웨덴에서 평일 낮 유모차를 끌고 도서관,교회 등을 찾는 ‘라테파파’의 모습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 아빠육아휴직을 의무화한 스웨덴에서 평일 낮 유모차를 끌고 도서관,교회 등을 찾는 ‘라테파파’의 모습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어딜가나 아빠들이었다.평일 낮 공원,놀이터,식당,마트,도서관,길거리까지 어디를 가도 유모차를 끌고 나온 아빠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말로만 듣던 ‘라테파파의 나라’ 스웨덴의 명성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광경이었다.지난달 20일 오전 스웨덴 말뫼시립도서관.평소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 이곳은 평일임에도 문을 연 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지역주민들의 발길로 가득 찼다.출산과 육아휴직이 의무적으로 보장되는 나라인 만큼 자녀와 함께 찾은 부모들이 상당수였다.특히 눈길을 끈 점은 이날 자녀와 함께 찾은 부모들 중 3분의 2 이상이 아빠들이었다는 것이었다.

이날 오전 10시30분쯤 도서관 내 어린이도서관을 찾은 20여 명의 아이들 중 대부분이 아빠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육아용품을 가득 챙긴 아빠들이 아이들을 쫓아다니며 책을 읽어주거나 간식을 먹이고 청바지 뒷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아이의 입을 닦아주는 도서관의 풍경은 ‘엄마 육아’에 익숙한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모습이었다.이 같은 일상화된 아빠의 육아모습은 스웨덴 어디를 가나 자연스럽게 펼쳐졌다.

이날 14개월 된 딸과 함께 도서관을 찾은 크리스토퍼(35)씨는 “출산·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아내에 이어 6개월째 육아휴직 중”이라며 “날씨가 좋은 날에는 보통 숲이나 해변,놀이터를 찾고 좋지 않은 날에는 도서관이나 교회,일시적으로 이용 가능한 보육시설을 방문한다”고 했다.18개월 아들을 9개월째 돌보고 있다는 마그너스(32)씨는 “육아휴직 중인 다른 아빠들과 시간을 맞춰 함께 활고하기도 한다”며 “아이를 전담해서 돌보고 나니 육아에 좀 더 책임감이 생겼고 무엇보다 아이와의 친밀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스웨덴 말뫼/최유란

>>‘라테파파’란
‘라테(Latte)’와 ‘파파(Papa)’의 합성어로,한 손에 라테를 들고 유모차를 끄는 아빠를 표현하는 신조어다.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육아를 전담하는 아빠를 의미하는 용어로 스웨덴에서 만들어졌다.‘아빠 육아’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는 북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