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맞닥뜨린 도내 의료기기 산업 ‘ A I · I T ’로 재기 모색
의료기기 시장 매년 10% 이상 성장
2020년 14조원 규모 확대 전망
국내 AI 활용 의료 서비스 ‘ 걸음마’
도내 의료기기 시장 성장세 둔화
대구· 오송 등 타 지역 기업 두각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혁신 추진
차세대 생명건강 생태계 조성 계획
각종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한 의료기기 시장이 매년 10% 넘게 성장해 오는 2020년에는 14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해 발간한 ICT·3D프린팅·로봇 등 첨단기술이 융합된 의료기기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지난 2014년 3조원에서 연평균 12.5%씩 증가해 2020년에는 14조원 규모로 성장한다.이는 현재 전체 의료기기 시장 규모인 6조여원보다 2배 넘는 수치다.현재 국내에서는 환자 생체정보를 수집해 의료기관으로 전송하는 기기·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20여건의 제품이 허가·신고됐다.관련 특허는 매년 300건 이상 출원되고 있다.
또 3D프린팅을 활용한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15년 87억원에서 연평균 29.1%씩 성장해 2021년 40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로봇 의료기기 시장은 연평균 45.1% 증가해 2018년에는 566억원이 될 것으로 식약처는 예상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환자의 혈압·심전도 등 생체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진단과 치료를 도울 수 있고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의 각종 건강지표,질환여부,적합한 건강관리법 등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로 관리가 가능한 생체정보는 혈당·맥박·혈압 등 기본적인 생체정보에 머무르고 있고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의료 서비스 기술은 걸음마 단계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스마트렌즈로 실시간으로 간편하게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이나 AI로 암 등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기술 등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 위기에 빠진 도내 의료기기 산업
원주를 중심으로 한 도내 의료기기 기업은 지난 해 말 기준으로 154개 기업으로 50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원주는 의료기기 산업 메카라는 수식어가 말해주 듯,지난 20여년간 의료기기 산업은 원주를 비롯해 도내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하지만 최근 몇년새 생산과 수출,고용인원,기업수 모두 전국 대비 비중은 줄고 있어 조만간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원주의료기기 산업은 정체기를 맞고 있다.지난해 원주의료기기 산업은 생산 6612억 원,고용 5015명,수출 4억6100만 달러, 제조기업 154개 업체를 기록했다.이는 전국 대비 생산액의 11.4%,고용 8.7%,수출 14.6%를 차지했다.2014년 생산 12.4%,고용 9.4%, 수출 17.3%과 비교하면 생산과 고용,수출에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반면 국내 의료기기 생산 규모는 최근 5년간 연평균 8.4% 씩 성장했다.2013년 4조2241억 원이던 국내 생산액이 지난해에는 5조8232억 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도내 의료기기 산업은 생활의료기기 중심의 제품생산 등 작은 기술력만으로도 시장 경쟁에 우위를 점했지만 첨단의료복합단지로 무장한 대구와 오송을 중심으로 의료기기 기업들의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고 기술격차를 줄여온 중국과 인도 등 후발국가들의 대량생산으로 원주의료기기는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 진출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또 90% 이상 매출 50억원 미만 중소기업인데다 전통 기기산업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주는 전통적 의료기기 한계,시장 흐름,정부 투자 움직임에 발맞춰 의료기기 산업 부흥과 기업생존을 위해 ICT, 바이오를 접목한 디지털 헬스케어 전환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조성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는 도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략을 수립 중이다.원주는 의료기기 산업 메카,국가산업단지 지정 가능성,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등 다양한 이점을 보유했다.이에 따라 원주 부론산업단지를 국가산업단지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조성 전진기지로 활용한다.하드웨어 중심 의료기기 산업을 타 기술과 융합,서비스 산업으로 고도화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기업체 유치,R&D,교육,창업,투자 등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200억여원을 투입하는 ‘차세대 생명건강 생태계 조성사업’은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조성 기반 플랫폼으로 활용 가능하다.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으면 자유롭게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접근할 수 있고 실증사업을 지원해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목표다.이 사업의 최종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원주를 테스트베드로 국가차원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활성화하면 2030년까지 일자리 10만개 창출,100억달러 수출을 예상했다.
또 이 보고서에서는 부론산업단지를 기반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지원센터,원주 AI센터,시티케어 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다.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지원센터는 제품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사업화 지원을,원주 AI센터는 인공지능 분석 솔루션과 상용화 지원을 맡게 된다.또 헬스케어 데이터를 수집하고 통합·분석하기 위한 시티케어 플랫폼을 구축한다.이 사업이 완성되면 시장 가치 창출에 따라 1230억원의 편익이 발생하고 의료비 절감 효과까지 합해 총 1800억 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종수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원장은 “헬스케어 시장은 ICT,바이오 등 다양한 기술이 의료와 만나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디지털 헬스케어로 변화하고 있다”며 “기존 보유한 의료기기 역량과 정부 투자,타 지자체와 협력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현철·박성준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