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삼척 강릉 더딘 복구
지반 취약 빗물 흡수 못해
산불 뒤 산사태 발생 2배
토사 유출 2차 피해 우려

본격 장마철을 맞아 돌발성 집중호우가 연일 내리면서 산불 피해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고성과 삼척,강릉 등 산불 피해지역에서의 토사 유출과 산사태 등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12.5㎜의 장맛비가 내린 9일 오후 강릉 성산면 관음리의 한 야산.이곳은 지난해 5월 대형산불이 발생한 곳이다.이날 비가 내리면서 패인 물길을 따라 빗물이 토양과 함께 흐르고 있었다.산불로 약해진 지반은 정상적인 토양과 달리 빗물이 흡수되지 않고 대부분 그대로 흘러내려갔다.강릉시는 지난해 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7곳의 산불발생지에 대한 산지사방 사업을 마무리했지만 아직 응급복구가 요구되는 10여곳의 취약지는 예산 등의 문제로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이밖에도 전체 피해면적(252㏊)의 36.1%에 해당하는 91㏊의 면적에만 산림 재해방지 조림사업이 이뤄진 상태다.

사정이 이렇자 아직 산불 피해복구가 완벽히 끝나지 않았는데 장마철 산사태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인근 주민 최종필씨는 “아직 복구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탓에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혹시라도 토사가 쓸려내려올까봐 겁이나 잠을 설친다”고 말했다.

지난 2월과 3월 산불이 났던 삼척과 고성 산간지역 주민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산불 발생지 주변 곳곳에는 불에 그을린 나무와 흙은 빗물을 그대로 남아있어 장마철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고 산불로 지반까지 약해져 집중호우시 각종 재해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해당 시·군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 등의 문제로 한번에 모든 사업을 완료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응급복구가 요구되는 곳을 우선으로 산사태 예방을 위한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산불이 난 산림지는 산사태가 발생할 확률이 일반산지보다 두배이상 높고 피해면적이 넓은 곳일수록 산사태에 더 취약하다”며 “산불피해지에 대한 사방구조물의 빠른 설치와 구조물의 철저한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서영·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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