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금강산 관광 중단 10년
1998년 현대금강호 출항 본격화
남북 신뢰 형성 육로관광도 실시
우여곡절 속 6·15정상회담 기여
관광객 출입 관문 고성 침체
업체 휴폐업 등 월 32억 피해
피해 대응 고성군추진위 결성

지난 2008년 7월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중단된 금강산관광이 11일로 중단 10년을 맞는다.그동안 관광 중단으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는 속수무책으로 확산됐다.특히 금강산 관광 중단 후 관광객 출입의 관문이었던 고성지역 경제는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그러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리며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치는 그 어느때 보다 높다.UN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관건이지만 남북 화해 국면이 지속되면 머지않아 금강산관광이 재개될 것 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금강산관광의 명과 암,고성지역의 피해상황,앞으로의 전망과 과제 등을 살펴본다.

▲ 옛날엔 내금강도 개방 금강산 내금강이 지난 2007년 6월 개방됐다.내금강은 수려한 계곡과 불교 문화 유적이 많아 남측 관광객들에게 큰인기를 끌었다. 자료제공=현대아산
▲ 옛날엔 내금강도 개방 금강산 내금강이 지난 2007년 6월 개방됐다.내금강은 수려한 계곡과 불교 문화 유적이 많아 남측 관광객들에게 큰인기를 끌었다. 자료제공=현대아산
■ 남북교류시대 연 금강산 관광

금강산관광은 지난 1998년 11월 18일 ‘현대금강호’가 동해항을 출항하며 본격 시작됐다.금강산관광은 한때 남북 화해의 새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인식됐다.국내관광객 195만여명이 다녀올 정도로 금강산관광은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남북 간 긴장 완화와 화해 분위기 조성에 큰 기여를 했다.특히 서해교전 등 팽팽한 긴장속에서 금강산관광 사업을 통해 남북간 신뢰가 형성돼 남북 상시대화 채널이 마련됐다.

지난 2003년 2월에는 동해선 도로를 통해 시범 육로관광이 실시되며 새로운 장을 열기도 했다.4월부터 두달간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관광사업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으나 8월 세존봉코스와 만물상 순환 코스를 신규 개설하고,9월부터 본격적인 육로관광 시대를 열었다.이후 2004년 1월 고비용 구조의 해로관광이 중단되고 육로관광만 실시됐으며,4월과 6월 각각 1박2일 관광,당일관광을 실시하면서 관광상품이 다양해졌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반세기 만에 남측의 국민들이 북녘 땅을 밟게 됐다는 상징적인 의미 외에도 본격적인 남북교류 협력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남북교류사에 큰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러나 2008년 7월 11일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중단된 후 10년의 시간이 흘렀다.

■ 고성지역의 피해상황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관광객 출입의 관문이었던 고성지역 경제는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성군 분석 결과,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이후 고성지역에서만 상가 및 숙박업소 휴·폐업과 관광객 감소,판매감소 등으로 월 평균 32억원씩 모두 3616억원(2017년말 현재)의 직·간접적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지역을 찾는 관광객은 연평균 211만여명이 감소했으며,사업체 휴·폐업 수는 414개에 달하고 있다.또 지역 내 음식업소의 약 30%가 휴·폐업을 하고,지역 주민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특히 실직 세대주들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타 지역으로 전출함에 따라 한부모가정,조손가정 등 결손가정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지방세 체납도 증가해 자치단체의 부담이 증가했으며,지속적인 인구 감소 현상까지 이어지고 있다.주민들은 ‘금강산관광 중단 피해대응 고성군 추진위원회’를 구성,지난 2016년 7월 11일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피해보상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주민들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는 별개로 그동안의 피해 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지금은 인적 끊긴 금강산 길목 금강산 관광객들의 집결지였던 고성 화진포 아산휴게소에 인적이 끊긴채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지금은 인적 끊긴 금강산 길목 금강산 관광객들의 집결지였던 고성 화진포 아산휴게소에 인적이 끊긴채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 전망과 과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이후 남북 화해 국면이 이어지며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특히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리면서 이제는 관광이 재개되지 않겠느냐는 희망섞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비록 ‘4·27 판문점 선언’에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부분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남과 북의 정상이 남북 경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만큼 요원하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과거 민간 차원에서 남북 경제협력을 주도했던 현대아산은 대표 사업이었던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비해 상황 변화를 주시하며 내부점검에 나선 상태로 알려졌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금강산관광 재개를 포함한 남북 경협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미국 등 각국의 독자적 제재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전문가들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경우 관련 국가들이 완화를 제안한다면 이사국 표결을 통해 순차적으로 제재 수준을 낮춰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반면 미국과 같은 관련국들의 독자 제재는 각국 의회 내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백두산,철도 등 경협 사안을 언급하면서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북한의 비핵화가 진전을 보인다면 금강산 관광은 조기에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 또한 존재하고 있다.특히 내달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금강산이 열리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강훈 고성군번영회장은 “금강산 관광은 남북 교류와 협력,화해,평화의 상징적인 사업”이라며 “남북 화해국면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남북 경협은 물론 금강산 관광이 하루빨리 재개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남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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