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개인 일탈 아닌 학교·감독기관 묵인·방조 수사 필요
태백의 한 특수학교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은 공지영씨의 소설과 이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도가니’와 다를 것이 없다.광주 인화학교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시점이 2005년이고,영화가 만들어진 시기는 2011년.당시 이 사건은 교장과 행정실장,초등부 교사 등 특수학교 운영자들의 인면수심과 행정당국의 직무유기,사법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큰 충격을 줬다.비록 영화상영 이후 재수사를 거쳐 가해자들에게 중형이 선고됐지만 피해자들의 아픔은 그대로 남았다.
태백 특수학교 성폭행사건이 광주 인화학교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감독기관과 사법당국이 그때의 잘못을 되풀이 한다면 장애인에 대한 인권유린과 범죄행위를 막을 방법이 없다.실제로 여러 증언에도 불구하고 태백 성폭행 가해교사는 범죄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수사 과정에서 교육청의 안일한 행정 처리와 학교당국의 납득할 수 없는 일처리도 드러난다.도의회가 “특수학교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며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사법당국은 지역사회단체가 제기한 수사 확대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번 사건은 특수학교와 장애인시설이 인권 사각지대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소홀한 감시체계와 무사안일주의가 빚은 참사다.그동안 태백 특수학교는 학교 운영과 학생관리 문제로 종종 입방아에 오르내렸다.감독기관도 이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지역사회단체와 관련 기관은 “결국 터질 것이 터졌다”고 입을 모은다.사법당국은 이 같은 외부 반응에 관심을 갖고,사건의 전모를 파헤쳐야 한다.광주 인화학교의 범죄도 8년이 넘게 지속된 것으로 밝혀졌다.이번 사건이 특수학교 교사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