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 인상에 노·사 ‘한숨’
인상안에 업계 경영난 호소
월급감축·일자리 감소 우려

#지난해부터 은퇴한 부부가 아르바이트 1명을 고용해 운영하고 있는 강릉의 A편의점에서는 삼각김밥과 샌드위치 등 신선먹거리 상품을 찾아보기 힘들다.지속되는 적자에 유통기한이 짧은 유제품이나 신선식품 종류를 줄여서라도 폐기로 인한 손해를 줄이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해당 편의점주는 “내년부터 적용될 최저임금으로는 아르바이트를 도저히 쓸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춘천에서 주방이모로 일하던 B(58)씨는 최근 일하던 식당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십여년간 일했던 경력으로 일자리를 구하려 했지만 쉽지 않자 직접 만든 명함을 들고 식당들을 찾아다니는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A씨는 “최저임금 인상과 매출감소에 식당주인이 월급을 맞춰주기 어려워 했다”며 “오히려 오랜 경력이 구직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적용될 최저임금 인상안이 발표되면서 도내 중소상공인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의 곡소리가 깊어지고 있다.도내 자영업자들은 경영난에 따른 폐업과 함께 물가 상승,일자리 감소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특히 아르바이트 의존도가 높은 편의점은 최근 과잉경쟁까지 더해져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매출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15일 통계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도내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비롯한 종합소매점은 7284개로 지난해 상반기(6582개)와 비교해 1년새 9.6%(702개) 증가했다.올초부터 16.4% 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됐지만 지난해 말(7105개)과 비교해도 도내에 200개에 가까운 점포가 새로 생겨났다.이에 편의점주들은 최저임금 인상분과 함께 본사의 출점경쟁을 막고 근접출점 금지,상가임대료 인하,불공정 가맹계약 삭제,카드수수료 인하 등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자영업자들과 달리 노동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오히려 월급 감축과 일자리 감소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소규모 음식점 등의 근로자가 받은 시급은 7840원으로 전년 동기(7221원)보다 8.6% 증가했지만 실질 월임금 총액은 지난해 같은기간 86만원대에서 올해 81만원대로 5.9% 줄었다.물가상승도 요동치고 있다.외식업의 경우 원재료 가격 상승과 함께 추후 음식가격 인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도내 소비자물가는 올해 최저임금인상 적용 이후 지난 1월 전년말 대비 0.3% 올랐으며 2월 0.8%로 크게 상승했다.지난 3월 전월대비 -0.3%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또다시 4월부터 매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내 외식업계 관계자는 “올해 일부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일반 식당들은 음식가격 인상대신 종업원을 줄이는 등 노력을 해왔지만 내년부터는 일제히 음식가격 인상분이 적용돼 소비자물가도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운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