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美대선 개입의혹 와중에 열려 회담 결과에 촉각
핵무기 감축·시리아· 문제 등 의제될 듯…"푸틴과 만남 고대"

▲ 헬싱키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AFP=연합뉴스]
▲ 헬싱키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1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7시)부터 헬싱키 시내의 대통령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시리아 내전 사태 등으로 양국 관계가 냉전 이후 최악의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회담 결과가 향후 국제정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유럽연합(EU) 등과 갈등을 빚고 러시아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두 정상의 회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회담은 통역만을 대동한 두 정상 간의 일대일 회담으로 시작, 측근들이 참석하는 업무 오찬으로 이어진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회담 결과를 설명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영국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핵무기 감축, 시리아와 중동 정세,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등을 미·러 정상회담 의제로 다룰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외무담당 보좌관 유리 우샤코프는 시리아 내전 해결 방안이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 비핵화 문제를 비롯해 미·러 양자 관계 개선과 경제협력 발전 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기차로 3시간, 나토 회원국인 발틱 3개국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헬싱키는 중립지역으로, 과거에도 수차례 미소 정상회담의 장소를 제공해왔다.

특히 이번 회담이 열리는 핀란드 대통령궁은 1990년 9월 조지 H.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비에트연방 대통령이 만나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던 곳이다.

19세기 핀란드 부호가 건립한 고풍스러운 건물로, 발트해가 바라다보이는 헬싱키의 명소인 시장 광장 인근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날 헬싱키 시내에서는 미·러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묵는 호텔 주변에는 지지자 60여명이 나와 '환영해요 트럼프' 등 현수막을 들고 성조기를 흔드는 모습이 목격됐다.

헬싱키 도착 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내일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을 고대하며 핀란드 헬싱키로 향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유감스럽게도 내가 정상회담에서 아무리 잘해도, 설령 러시아가 지난 수년간 해왔던 잘못과 악행에 대한 대가로 위대한 도시 모스크바를 받아온다 하더라도, 그것으로는 충분치 않고 상트페테르부르크도 추가로 받아왔어야 한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며 언론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 트윗에서 "훌륭한 축구를 선보인 프랑스의 2018 월드컵에서 우승을 축하한다"며 "추가로,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에 정말로 위대한 월드컵을 개최한 것을 축하한다. 역대 최고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약 18개월간 두 차례 푸틴 대통령을 만난 바 있지만, 공식 정상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즉석 회담을 했고, 1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몇 차례 접촉하며 짧게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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