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의 본질이 퇴색되는 느낌이다.전부를 걸고 나온 안희정의 김지은을 보면 여자들은 힘들겠네를 먼저 떠올리는데 남자들은 남자의 입장에서 예단한다.드러내 놓고 얘기를 못할 뿐 운 나쁘게 걸렸다는 생각이 남자의 보편적 정서일 수도 있는 것이다.이런 정서는 미투가 절대 없어져서는 안되는 이유를 제공한다.미투는 여성들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견제장치이므로 제대로 그리고 늘 존재해야만 한다.

프레임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뭔가 주장하기를 원하는 프레임을 설정해놓고 이 프레임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유포하면 이 프레임을 반박하려는 노력은 오히려 기존 프레임을 더 단단하게한다는 이론이다.안희정 사건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김지은이 안희정을 좋아했다 그래서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 아니다라는 것이 안희정측이 주장하는 프레임이다.안희정측 증인들이 모두 그 방향으로 증언하고 여론은 여과없이 그 증언을 기사화하고 그래서 지금 김지은의 미투는 설왕설래의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피해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여론화해 자신의 죄를 희석하려는 발상 자체가 마땅치않지만 현실은 그렇게 흘러가는 듯 보인다.

안희정 성폭력을 폭로하는 날 김지은에게 jtbc 손석희사장이 오늘 인터뷰에 대한 파장이 커 앞으로 힘든 일이 많을텐데 괜찮겠냐고 물었다.그때 손사장은 안전지사가 거물이어서 오는 파장,그리고 얼굴을 공개한 인터뷰의 경우 피해사실을 오롯이 피해자 자신이 책임져야하는 어려움을 예상한 질문이었을 것이다.사건의 시시비비가 지금처럼 사건의 본질까지 흔들수 있음을 고려치는 않았을거라는 말이다.

미투는 딜레마다.어필을 하려면 얼굴을 공개해야하고 얼굴을 공개하면 피해자도 피해를 당할수 있기 때문이다.지난 2월 남녀 천여명중 약 75%가 언론이 피해자의 인격권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미디어오늘이 발표했다.용기 낸 미투 피해자가 미투 전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게된다면 미투에 나설 수가 없다.이는 성범죄 묵인의 또 다른 공조이고 사회후퇴의 전주곡이다.언론은 세상을 이해하는 창구이다.미투피해자를 보호못하는 언론은 여성들에게 큰 죄를 짓는 셈이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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