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 현상에 8일째 용광로…1994년 폭염 기록 넘어설 가능성

▲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18일 오후 서울시청 앞 도로 일대가 도심이 뿜어내는 열기로 인한 아지랑이에 휩싸여 있다. 2018.7.18
▲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18일 오후 서울시청 앞 도로 일대가 도심이 뿜어내는 열기로 인한 아지랑이에 휩싸여 있다. 2018.7.18

한반도가 8일째 이어진 밤낮없는 찜통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낮에는 수은주가 35도 이상 치솟고, 밤사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지역이 전국에 수두룩하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0분 현재 서해와 제주도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경보·주의보)가 발효돼 있다.

이날 오후 3시까지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측정한 낮 최고 기온은 경산 37.3도, 창녕 37.2도, 경주·양산·영천 36.8도, 대구 36.7도 등으로 영남 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이 폭염으로 달아올랐다.

서울은 34.9도로, 지표면이 달아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오후 3시 이후 기온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런 폭염은 한반도의 대기 상층부에는 티베트에서 유입된 고온의 고기압이, 중·하층부에는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외에도 북반구 많은 지역에 고온다습한 고기압이 오래 머물면서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두는 이른바 '열돔'(히트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아시아와 북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등 대륙을 가리지 않고 지구촌이 가마솥더위에 신음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한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고기압이 동서 방향으로 강해지면서 북극 지방의 찬 공기가 남하하지 못해 북반구 중위도에 전반적으로 고온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폭염이 아직 시작 단계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기상청이 열흘 뒤까지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중기예보를 보면, 28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어디에도 비 소식이 없다.

일정한 지역에 한정돼 비가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불볕더위를 식힐 만한 시원한 빗줄기가 쏟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직 불확실성이 커 자세한 정보가 없는 28일 이후에도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보장이 없다.

일각에서는 올해 더위가 역대 최강의 폭염을 기록했던 1994년을 뛰어넘는 해로 기록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994년 전국 45개 측정 지점의 평균 폭염(하루 최고 기온 33도 이상) 일수는 31.1일에 달했다.

폭염에 더해 미세먼지와 오존까지 '삼중고'에 시달려 바깥 활동을 크게 제약받는 지역도 있다.

이날 오후 3시까지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17개 시·도 대부분이 '보통'(16∼35㎍/㎥) 범위에 들었지만, 울산(48㎍/㎥)과 부산(36㎍/㎥)은 '나쁨' 수준이었다.

통상 봄이나 겨울과 달리 여름에는 대기 확산이 원활하고 깨끗한 남동풍이 주로 불어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일부 영남 지방은 이번 주 들어 대기 정체로 7월답지 않은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나타나고 있다.

오존도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날 경남의 오존은 '매우 나쁨'이고 경기 남부와 충북, 부산, 대구, 울산, 경북은 '나쁨' 수준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대기오염 물질의 광화학 반응으로 오존이 생성돼 일부 중부 내륙과 남부지역에 농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오존에는 독성이 있어 오래 흡입하면 호흡기관을 해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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