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차례 연구용역 뒤 또 다시 용역, 정부 당국 의지 부족 의심

2018평창동계올림픽 시설 사후 관리 문제에 대한 정부 당국의 그동안의 대응 및 처신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이는 곧 사후 관리에 정부가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려는 것인지,아니면 이러저러 하게 시간을 끌다가 유야무야하면서 점차 발을 빼려는 것인지 도대체 알지 못하겠다는 얘기다.올림픽 시설 사후 관리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마땅한 정부 당국의 최근의 태도에 의심스러운 대목이 다시 드러났기에 하는 소리다.

즉,문화부가 최근 도에 전달한 '평창올림픽 사후활용방안 연구용역 조속 추진 요청'이란 공문을 보면 연구 용역 실시 이후에야 국비 지원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임을 엿볼 수 있다.실제로 문화부는 내년 예산안에 전문 용역 기관 연구 용역비 2억5000만 원을 올렸고,이를 기재부가 예산 심의시 반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곧 문체부와 기재부가 이 사안에 같은 태도를 고수함을 보인다 하여 지나치지 않다.

지난 1여 년 동안 올림픽 시설 사후 관리 관련 대책에 대한 연구 용역을 4 차례나 실시했는데,어찌 또 다시 연구 용역을 추진하겠다 하는지 아무리 양보해 살펴도 쉬 이해할 수 없다.더욱이 문체부가 기재부 산하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용역을 준 것으로 보면,그동안 국비 지원에 반대해온 기재부의 논리에 문화부가 손을 들어준다는 의심 의혹을 살 만하다.그야말로 정부 기관이 한 통속이 되어 올림픽 시설 사후 관리 대책을 외면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며칠 전 청와대와 강원도가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한 간담회 및 토론회를 가졌다.그 자리에서 청와대는 강원도 사안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내며 지원을 아끼지 않으리란 약속을 했다.그 울림이 사라지기도 전에 이렇게 당국이 딴소리를 하고 있으니,이 정부 시스템의 부조화와 불합리를 지적해야 하는가,아니면 이들의 정치적 실언 혹은 식언을 개탄해야 하는가.강원도는 “청와대의 약속을 이행하라”고만 하고 있다.따라서 올림픽 시설 사후 관리 사안이 공중 분해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4 번이나 치른 뒤 이번에 5 번째 용역을 마치고,다행히 긍정적 답이 나온다 하더라도 적어도 2~3 년 더 지체될 게 뻔하다.그러는 동안 정부 당국의 의지 부족을 개탄하며 속을 태워야 하는 곳은 강원도다.실로 답답하고 한심한 일이다.한 시대의 자랑스러운 국제 스포츠 행사의 뒷끝이 이 모양이고서야 어찌 정부를 신뢰할 수 있으며,또 어찌 스포츠 글랜드 슬럼을 이룬 선진 문화 국가라 이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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