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개정, 운전기사 이탈과 인력난, 경영 악화 등 3중고

이른바 ‘버스 대란’이 올 것으로 예상했거니와 때에 이르러 드디어 도내에서도 시내버스는 물론 시외버스 역시 감축 운행되는 사태가 벌어졌다.시내버스 비수익 노선의 감축이 이미 시작됐고,현실적으로 시외버스 노선마저 아예 사라지거나 그야말로 확 줄어들어 주민들이 불편이 가중된다.이런 사태는 일차적으로 근로기준법 개정 때문에 일어났다.즉,이달부터 300인 이상 버스 운송 사업장에 주 52시간제가 시행되자 노선을 유지하면서 법적 기준에 맞추자면 운전기사 증원이 필요한데,이를 충족하기 어려워 결국 노선 감축 및 아예 노선 폐기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를 예측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막상 현실화되고 보니 그동안 당국과 운송업체의 대안이 어떠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중대한 문제는 이것이 다만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그동안의 경기 침체에 운수업체들이 경영 악화로 내상을 입은 상태다.게다가 법 개정으로 버스 운전기사들이 임금 삭감을 피해 버스 공영제가 운용되는 타 지역으로 이탈하는 등 또 다른 요인이 드러나면서 도내 대부분 버스업체가 기존 운영 체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지금 국민들은 그야말로 꼼짝 없이 발이 묶인 상태다.그렇지 않아도 교통망 열악 상태를 면치 못한 강원도는 쏟아지는 비를 피하지 못한 채 그대로 젖는 딱한 처지에 몰렸다.따라서 다른 어느 지역보다 철저하고 투철히 오늘의 사태를 수습해내야 한다.내년 7월 52시간 단계적 노동시간 제약을 받게 될 경우 도내 업체들의 경영 악화와 인력난은 더 심해질 것이다.당장 도내 운전기사들이 근로 조건이 좋은 수도권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발견되지 않는가.그럼에도 딱한 대목은 도 차원의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반면 원주 지역의 경우 당장 시 직접 운영 등의 방식으로 이른바 부분 공영제를 실시하려 한다.이미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공영제를 시작하고 있다.

이러하듯이 검토해 보면 대안이 아주 없지는 않을 듯싶다.예컨대 주말 및 휴일을 이용한 탄력 근무제 운용,첫차와 막차 시간 운행 중단 및 배차 간격 조정,지자체와 회사 차원의 운전기사 모집 독려,국토부의 버스 운전원 양성 사업 참여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해야 한다.그렇지 않아도 '교통 오지'라 이르는 강원도다.사실 지역 버스업체의 경영난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 않은가.말하듯 위기는 곧 기회일 수 있다.버스 운영 체계의 전면적 개편 등 혁신의 기회로 여기면서 오늘의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설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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