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캐니언을 발 아래로 내려다보고 싶다’.이 생각이 빚어낸 결과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인디언 왈라파이 부족의 관할로 아무도 찾지 않던 그랜드 캐니언 웨스트 림은 스카이 워크(Sky-Walk)가 건설되면서 단숨에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상했다.관광객들은 1220m 상공을 걸을 수 있다는 설렘으로 이곳을 찾았고,가난과 무료함에 찌들었던 왈라파이 부족은 세련된 일자리를 얻었다.‘하늘위를 걸어보자’는 한 사업가의 아이디어가 관광 인프라가 없던 지역에 큰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생각의 힘!

이런 예는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5일장과 아리랑 열차로 ‘오지관광’의 문을 연 정선군은 곧이어 폐철도를 활용한 레일 바이크를 개발,국내 체험·관광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전국 지자체와 레져스포츠업계가 정선군 벤치마킹에 나섰고,직접 시행하는 곳이 늘어났다.후발주자들의 도전이 거세지자 정선군은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다.강과 계곡을 이용한 짚 와이어를 구상,하늘에서 하강하는 스릴을 체험케 한 것.결과는 만족스러웠다.동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워크는 그랜드 캐니언 벤치마킹 작품.앞으로도 정선군의 진화는 계속될 것이다.‘생각’은 멈추지 않을 테니….

올해 가장 ‘핫’한 관광지로 떠오른 원주 소금산출렁다리는 한국판 ‘그랜드 캐니언 웨스트 림 스카이 워크’라는 찬사를 받는다.개통 100일 만에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며 주변 관광·숙박·휴게시설이 동반 호황을 누린다.실제로 원주레일바이크는 이용객이 300% 이상 증가했고,고속도로통행량은 33%가 늘었다.늘 그랬던 것처럼 ‘전이 현상’도 나타났다.전남 장성군은 벤치마킹을 통해 지난 6월 장성호에 ‘옐로우 출렁다리’를 건설했다.이순신 대교를 매개로 관광콘텐츠 개발에 주력하는 광양시의 전략도 같은 맥락.

그랜드 캐니언 스카이 워크와 정선 짚 와이어,원주 소금산 출렁다리는 모두 자연경관에 생각을 덧씌웠다는 공통점이 있다.창의적 발상에 모험,도전,‘할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가 더해지며 존재하지 않던 ‘상품’이 만들어진 것이다.이러한 노력은 민선 7기에서도 계속된다.춘천은 레고랜드 교량과 의암호 수변을 활용한 관광아이템을,대구 북구는 ‘금호강 르네상스’를,서울 송파는 석촌호수 프로젝트를 준비한다.벌써부터 생각의 힘이 느껴진다.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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