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토크 - '초선의원'

진행= 송정록 정치부장

▲ 송정록 정치부장
6·13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 출범한 제10대 도의회에는 초선의원들이 대거 등장,주목받았다.46명 중 34명으로 73.9%를 차지한다.역대 최대 규모의 초선 의원들.스스로 7월4일(등원일)생을 자처한 이들의 활동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첫 성적표는 “첫 단추를 잘 뀄다”는 평가가 많다.긴장과 설렘이 뒤섞인 표정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5명의 초선의원들을 지난 20일,첫 임시회 본회의가 끝난 직후 도의회 상담실에서 만났다.

춘천·원주·강릉과 폐광·평화지역 등 각 지역 및 5개 상임위를 대표하는 의원들은 “초선의 무게감이 크지만 물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앞으로 4년간 줄다리기를 벌일 최문순 지사에 대해서는 “3기 도정에서는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건네기도 했다.

▲ ▲지난 20일 도의회에서 강원 정치의 세대교체이자 상징인 초선 도의원 5명이 한자리에 모여 기대와 포부를 밝히고 있다.(왼쪽부터) 김혁동, 반태연·최재연·조성호·허소영 도의원·송정록 정치부장.  박상동
▲ 지난 20일 도의회에서 강원 정치의 세대교체이자 상징인 초선 도의원 5명이 한자리에 모여 기대와 포부를 밝히고 있다.(왼쪽부터) 김혁동, 반태연·최재연·조성호·허소영 도의원·송정록 정치부장. 박상동



-첫 회기를 마친 소감은.


△김혁동= “도의회 배지의 중압감이 상당히 많다.도민들이 바라보는 시선을 늘 의식해야 한다.바깥에서 바라봤던 것보다 훨씬 엄숙한 분위기다.정말 준비를 철저하게 많이 해서 발언 하나하나를 하고 조례도 계획해야 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반태연= “지난 20년간 도의회를 모니터링해왔다.초선이 너무 많고 여당 중심으로 운동장이 바뀌어서 10대 의회는 물렁할 것이라는 우려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인데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았다.이번 상임위에서 의원 발언들의 깊이가 있어서 개인적으로 뿌듯했다.집행부가 많이 긴장해야 할것같다.”

△최재연= “준비기간이 짧다보니 업무파악을 더 많이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하지만 처음치고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 같다.앞으로 문제점 정확히 파악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다.”

△조성호= “첫 단추를 잘 꿰었다고 생각한다.초선으로서의 중압감이 있지만 혁신과 사고의 유연성이 많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획기적 사고를 통해 도민들께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초선들에게 있다고 본다.”

△허소영= “이번 초선의원들은 7월4일생이다.처음에 많이 떨렸다.하지만 초선 의원들도 지역사회에서 오랫동안 자기 고민 속에 역할을 해 오셨고,풀고싶었던 과제를 갖고 의회에 들어오셨다는 생각이다.정당의 당리당론보다는 우리 지역,도민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도움될지에 대해 성실하게 고민하고 있었다는 것이 재밌는 현상이다.”


-‘내가 정말 의원이 됐구나’하는 느낌은 언제 왔는 지.


△반= “지금까지는 제가 맡고 있던 합기도연합회장 배지를 늘 달고다녔었는데 이제 도의원 배지로 바뀌었다.기분적으로 다르다.주민들과 만날 시간은 없었는데 무엇보다 전화를 많이 못하겠다.가까웠던 선후배들도 ‘의원님,의원님’ 하고 부르니까 가까운 사람들이 멀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좋지만은 않다.”

△최= “30대 때 동네 이장을 했던 적이 있다.대동회가 끝난 후 이장이 되어 나갔더니 아버지뻘 되는 분들이 바로 ‘최 이장님’이라고 불러주는 것을 듣고 ‘자리라는게 이런 것이구나’를 느꼈었다.이번에도 조합장님하고 부르던 주민들이 ‘아차 의원이지’ 하고 바꿔 부른다.아쉬운 것도 있다.저는 아직도 머릿속에는 영농인,농업인이라는 생각이 강한데 최근 젊은 지인이 ‘이제 의원님은 농업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라는 얘기를 하더라.이 말을 듣고 굉장히 철렁했다.”

△조= “시청이나 관공서를 찾았을 때 과거보다 자료를 더 쉽게 얻어 일처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저도 호칭의 문제가 있다.나이가 어리다보니 적응이 더욱 안됐는데 일주일 정도 지나고 나니 자연스러워졌다.사석에서는 모두 형님동생 하자고 한다.아이가 3명 있는데 모두 어리다.춘천 숙소에서 머물며 아이들 생각이 났다.”

△허= “친구인 의원이냐,의원인 친구냐의 문제다.저는 ‘친구인데 마침 그 사람이 하는 일이 의원이지’라고 편하게 생각하면서 가자고 정리는 해놨다.비판을 당해야 하는 입장이 되다보니 생각 하나,행동 하나하나 고르게 된다.시민사회단체 동료들에게는 살살하고 미리 얘기좀 하자고 했다(웃음).”

△김= “의원이 되고나면 자유로울 줄 알았다.30년 넘게 공무원 생활하다가 자유를 누리고 싶은 마음이었다.그런데 오히려 자유가 더 박탈된 것 같다.주위 관계도 더욱 살피게된다.전화오면 ‘다음에 보자’며 끊곤 했는데 이제는 ‘지금 보자’고 한다.‘너 의원됐으니까(달라졌다)’는 판단을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 도청 공무원들과 일합을 겨뤄 본 소감은.


△조=“권위로 짓누르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의원들도 집행부와도 상생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정부가 도현안을 민원으로 받아들이듯,도가 18개 시·군의 사업이나 일을 민원으로 받아들이면 안된다.전 시·군이 모두 잘돼야 도가 잘된다는 상생의 마음으로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허=“어떤 사안에 대한 이해관계가 명백하게 나뉠 때가있다.저와 공무원 분들 모두 도민 행복,삶의 질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방법에 대해 고민 중인데 그 위치가 조금씩 다를 뿐이다.이제 No를 위한 No나 Yes를 위한 Yes는 점점 사라질 것으로 본다.방법론에 대한 감시기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 “지난 1월까지 공무원을 하면서 노조 입장에서 감시역할을 계속 해왔다.실제 현장에서의 민의를 전달하는 것이다.다만 예전에는 그냥 ‘바꿔라’고 했었는데 의원되고 나니 대안까지 제시해야 하게 됐다.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때문에 첫 주에는 자정가까이까지 연구실에서 나간 적이 없다.”

△반= “공공의료 사수에 앞장서면서 이전부터 공무원들과 대척점에서 서왔다.그때 주무 공무원들은 제가 얼마나 미웠겠나.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분들 생각이 아니라 지휘부 판단이었다.그때 공무원분들이 지금도 연락온다.서로 진정성을 이해한다는 보람을 느껴봤다.”

△최= “이번에 도청 공무원들은 저를 이해 못했을 것이다.제가 대화과정에서 자꾸 물러났기 때문이다.저의 경우 조합장을 할 때와 지금 상황이 정반대다.조합장 시절에는 많은 사업을 구상한 후 대의원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의결을 받아내야 하는 입장이었다.‘내가 대의원이라면 의결해줄텐데’하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그런데 이제는 의결을 해 주는 입장이 되다보니 심하게 따지다가도 사업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이 들 때가 있다.”



- 도정파트너 최문순 지사는 어떤가.


△허= “친화적이며 긍정적인 태도는 전국 어디에서도 최상위라고 생각한다.다만 환경 등에 관심 많은 입장에서는 몇가지 사업에 대해 염려스러운 부분도 있다.환경은 다음세대와 공유해야 하는 가치이므로 좋은 방향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조= “친화력이 좋으시지만 결단력은 조금 부족한것 같다.안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할 때가 있을 것 같다.다음 세대들이 또다른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한다.”

△최= “의회되자마자 강원도 예산 총괄표부터 파악했다.정부 교부세,보조금 비율이 낮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봤는데 많이 받아왔더라.편안하게 일하는 것 같아도 도정살림을 알뜰하게 하셨다고 평하고 싶다.다만 도민들이 지사를 찾아가 부탁,건의하면 100% 들어주는데 나중에 보면 안되는 것은 안된다.결단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반= “지구상 최고의 친화력이다.절대 흉내도 낼 수 없다.일부러 할수 없는 것이다.하지만 초선 때부터 보였던 친화력이 이제는 다듬어질 것이라는게 제 예측이다.‘네,네’를 남발하지 않고 세밀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기대도 한다.”

△김= “지난 8년간 여소야대 구조에서 본인 뜻을 관철시키기위해 끌고 오시는 과정이었다.의회 오기전에 도민들로부터 네를 5번은 들어야 검토할 것이라는 말씀을 듣고 왔다.8년동안 해오신 대로 앞으로 4년간 안주하시면 안된다는 점,같은 당에서 지적받으면 더 상처받을 수 있겠지만 간과하지 마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다.”



- 앞으로 4년간의 임기동안 꼭 하고 싶은 일은.


△최=“젊은 나이부터 영농을 하다가 40대부터 조합에서 일해왔다.철원은 군 부대 규제가 상당히 심한 곳이다.영농 시간에 대한 제약도 많이 받고,건물을 새로 짓기도 어렵다.이러한 규제를 풀어가면서 주민들이 마음 놓고 농사도 짓고,사업을 하고 싶다면 건물도 자유롭게 짓게 되길 바란다.”

△조= “새로 생긴 원주 제7선거구의 초대 도의원이 됐는데 제 공약부터 잘 지켜나갈 생각이다.원주는 도 발전을 이끌어 갈 맏형으로서의 역할도 있다고 본다.어느 한 지역이 아니라 강원도 전체가 다같이 골고루 발전하는 모습이 보여져야 한다.지역의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

△허=“저의 공약집에 내건 슬로건이 ‘확실한 행복, 따뜻한 변화’였다.행복은 거대 담론이나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큰 자본이나 투자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내가 사는 지역사회의 공동체,사람의 온기 속에 변화를 지향할 수 있다.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반=“도내 사회복지 분야의 실효성을 4년동안 확인하고 싶다.사회복지 실천 정책이 취지에 맞게 만들어져 있는지,실질적으로 도움되고 있는지 전체적으로 점검할 생각이다.조례 등이 엉뚱하게 만들어져 있다면 그것을 고치겠다.돈이 많이 들지 않아도 효과적으로 소외된 분들을 챙길 수 있는 사회복지모델을 확산시키고 싶다.”

△김=“지역보다는 전체를 보겠다.강원도 전체가 잘 살아야 도정이 잘 될 수 있다.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탄광촌이 붕괴한 폐광지역에 필요한 것들도 고민하겠다.선거운동 과정에서 태백지역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제발 좀 살게 해달라’는 것이었다.도내에서도 맏형이 필요하고 막내가 필요하겠지만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을 찾아내야 한다.세상은 혼자 바꾸지 못한다.” 정리/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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